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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 Sep 21. 2020

내 책의 행방을 찾아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책을 출간한  벌써 11개월 . 100부를 찍었는데 모두  손을 떠났다.  손으로     포장한  책들은 

어디에 가서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네이버, 구글, 인스타그램 등등 이곳저곳을 돌아보던 찰나, 예상치 못한 곳들에서 만난 책의 행방. 유행가의  구절이 머릿속을 스쳤다. '니가  거기서 나와..?'




1) 도서관


- 독립 출판물도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구나! 누군가의 신청에 의해 들어가게 된 걸까? 설마 사서분이 신간이라고 넣으신 건 아닐 거 아니야...이 도서관은 독립 출판물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걸까?


도서관에서 꽤 오래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도서관에 내 책이 놓인 건 정말이지 흥미로웠다. 그리고 반갑고 고맙고 꽤나 복합적인 감정이 휘몰아쳤다. 주민 여러분 많이 읽어주세요!



2) 서울 책 보고


- 세상에 제 책이 여기에 들어가 있다고요? 말 그대로 책의 '보고' 같은 곳에 내 책이 놓여 있다니, 가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아직 못 가본 곳인데 내 책이 놓여 있다니 너무 행복한 기분.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꼭 가서 사진을 찍어야지 다짐했다. 도대체 무슨 경로로 들어가게 된 걸까. 내 책이 여기에 꽂혀있다니 세상에나! 감개무량을 이럴 때 쓰는 말이겠지?



3) 각종 유튜브 속 카메오 출연

- 눈에 띄는 제목 탓인지 다들 한 번씩은 훑고 지나가는 책의 이름. 다음 책을 쓴다면 조금 더 정상적으로 지어봐야지..!  부디 다음엔 사람들이 재밌다며 쳐다만 보고 지나갈게 아니라, 책장에 꽂아둘 수 있도록..!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에 품을 문장 하나쯤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다짐.



4) 리뷰

- 책 부수가 적어서 그랬나? 리뷰 이벤트를 안해서 그런가? 아니면 정말 적을 말이 없어서 그런 걸까.


하지만 그 속에서도 빛나는 리뷰들은 있었다. 더 말하지 않을게요, 이쯤 되면 사랑이야 당신. 본인의 다양한 블로그 리뷰에 제 책을 언급해주시며, 저에게 추천 도서까지 적어주신 당신. 밥 사드릴게요 연락 주세요 제발.

저보다 제 책을 열심히 읽으신 당신에게. <- ㅋㅋㅋ


서점에 서서 몇 장 읽고 지나간 분들의 코멘트들도, 제목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냈다는 글도 모두 나에겐 소중한 이야기. 다이어리에 책을 오려 붙인 이야기도 모두 가슴 뭉클한 리뷰. 그리고 지인들이 보내주는 가슴 뭉클한 독후감까지 책을 내고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5) 신문기사

https://www.socialvalue.kr/news/articleView.html?idxno=600359

- 나도 모르게 나온 신문 기사. 신작 소개 코너 같은, 내가 적어놓은 책 소개가 옮겨진 기사였는데 굉장히 감개무량했다. 어떤 계기로 적히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삿거리가 될만한 책이었다는 점에서 셀프 박수!




어떤 연극 속의 주인공처럼 서점에 앉아서 내 책이 팔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가 없어서 처음엔 입고한 서점들을 매일같이 들어가며 판매량과 순위에 집착하기도 했고, 책을 더 뽑아야 하나 김칫국도 아주 잠깐 마셨지만 모든 일은 시간이 해결해 주기 마련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결국 100권의 책은 모두 내 손을 떠나 어느 공간에 놓여 있고, 그 책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고 있는 지금.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따름.


책을 냈다는 사실 만으로도 하나의 이슈가 되어 '너 책 냈다며!' 핑계 삼아 오랜만에 연락하는 사람들도 있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았던 시간들.

좋은 핑곗거리가 생겨난듯해 행복한 출간의 경험이었다.


하지만 다시 그렇게 미친 듯이 책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가 폭풍같이 쏟아지는 시기,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책을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갖고 야근의 연속인 날들 속에서 밤새 책 편집을 하고 출근해도 행복하고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밤을 새우며 원고를 봐도 웃음이 지어지던 시간들. 미쳤었던 날들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미쳤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주말출근하고 편집실에서 바로 출판 수업 들으러 가야 한다며 긴 거리를 총알같이 날아가던 나였으니까.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들의 특성상 정산이 매달 이뤄지는 게 아니라 분기별 혹은 몇 달에 한 번씩, 혹은 가지고 있는 책이 다 팔리면 정산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서점 별로 다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입고한 서점들에 현재 몇 권의 책이 남아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남아있는 책들이 더 좋은 사람들, 이 책에서 조금이나마 행복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기를 바란다.

현재 입고된 서점들을 안내하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서점에서 '이런 십 년'을 찾아주세요!


1. 스토리지 북 앤 필름

https://smartstore.naver.com/justorage

2. 다시 서점

https://smartstore.naver.com/dasibookshop

3. 가가 77페이지

https://smartstore.naver.com/gaga77page

4. 프루스트의 서재

https://smartstore.naver.com/proustbook

5. 서른 책방

https://www.instagram.com/30books/

6. 이후 북스

https://smartstore.naver.com/now_afterbooks

7. 책방 연희

https://smartstore.naver.com/chaegbangyeonhui

8. 하우스 북스

https://www.instagram.com/hows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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