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망치고 회고 하며 든 생각을 정리하며
퇴사 후 생각지 못한 기업에서 티타임 기회를 주셨다.
생각지 못했던 이유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 팀 내 시니어가 별로 안 좋아했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티타임을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회사였다.
조직 문화도 잘 챙기고 있는 회사였고, 무엇보다 구성원의 성장에 도움을 주려는 곳이었다.
물론 티타임이라 서로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하는 상황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이전 회사에서 못 해본 것들을 해보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 전형을 준비하게 되었다.
(시니어가 싫어하는 이유가 있겠지 하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고 인사팀에서 연락이 왔다.
'리더와 팀원들이 리나 님의 경험을 물어보는 시간이라 별도로 준비하실 것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기업 조사를 해두었고, 면접 당일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이 회사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왜 그랬을까' 자책을 하다가 고속도로 분기점을 놓쳐서 도착 시간이 30분 늦춰졌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면접에서 '망했다'는 느낌이 든 적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왜 망했는지 회고를 해보며 느낀 건, "면접은 고백"이라는 것이었다.
고백으로 치환하고 봤을 때 나는 '아, 그냥 너가 좋아'라고 말한 것과 다름없었다.
상대방이 '왜 내가 좋은데?' '왜 나여야만 하는데?' 하는데 답변을 못 했다.
이기적으로 생각해보면 말을 못 한 게 당연하긴 하다.
먼저 좋다고 한 건(오퍼를 줬으니) 회사였는데, 그래서 썸을 타고(티타임) 있던 거고, 그래서 나도 좋다고 했는데, 왜 나여야만 하는지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해?
적다 보니 '너가 먼저 좋다고 했는데, 너는 왜 내가 좋았어?'라고 물어볼 걸 그랬다.
사실 티타임 때 리더분이 얘기해주시긴 했다. '우리 4Q에 이런 거 준비하고 있는데, 너가 잘할 것 같았거든.'
그럼 나도 그렇게 얘기할 걸. '리더분이 이거 나 잘할 것 같다고 해서 좋아'라고.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의 느낌이 이런 걸까?
근데 그 수컷이 짝짓기 실패했다고 '아, 이번 생 망했네' 하고 구애의 춤을 안 추는 건 아니잖아?
다음 고백은 실패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정말 너여야만 하는 이유를 잘 전달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