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COVID-19 Affected Our Mind
근거중심실천(EBP:Evidence Based Practice)이라는 말이 있다. 의학 뿐 아니라 심리치료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표현이다. 치료(therapy)에 있어서 '어떤 근거'를 가지고 접근하느냐는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평소 전공분야의 연구를 리뷰하는 것을 매우 의미있게 생각하며, 가능한 많은 연구들을 보려고 노력중이다. 최근 우연히 보게된 '서울대학교 국가전략위원회 코로나 19 사회연구팀'의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평소 '굿 라이프'라는 책을 통해 익숙해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교수님'의 연구결과 해설을 들으면서 이제는 학회가 아니라 이렇게 매체를 통해서도 재미있고 의미있는 연구를 만날 수 있음에 참 좋았다. 이번기회에 코로나시대의 '마음(mind)'을 한번 점검해보기는 것도 에 유익할 것 같아 연구결과를 정리해 보았다. 연구는 우리나라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소 연구원들과 여러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님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였다.
팬더믹 상황 가운데 감염병으로 인한 현재의 변화를 진단하는 것은 중요하며, 또한 감염병과 사람의 마음의 역동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먼저 선행연구들을 통해서 ‘행복’의 관점과 ‘가치관’의 관점에서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역사를 통해 볼때, 감염병이 발병했을때 나타는 일반적인 내용이다.
1) 정신건강(Mental Well-being): 불안, 우울 등의 발생
2) 성격(Personality): 평균적으로 외향적 성격(내성적인 성격에 비해)이 감염병을 견디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보고가 있음
3) 가치와 행동(Values & Attitudes)이 변화됨
4) 문화적 성향(Cultural Orientation): 개인주의적 성향 or 집단주의적 성향 (감염병이 자주 발생한 지역일수록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함)
실제로 이번 코로나 상황 가운데 진행된 연구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내용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1) Preventive behavior(예방행동) (ex.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2) Coping(대처)
3) Prejudice & Discrimination(편견과 차별)
How COVID-19 Affected Our Minds-“Mental Well-Being”
연구에서 행복은 만족, 정서, 삶의 의미로 측정되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이상의 중년층은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행복의 변화 폭이 크지 않았으나 20~30대의 젊은 층에서는 급격하게 행복의 변화 폭이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진단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전문가 집단의 연령층의 나이는 높은 편이므로 실제로 체감하는 어려움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덜할 수 있으며, 이 사태가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위험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성별에 따라 살펴보면, 실제로 남녀 모두 하락했지만 여성들의 경우 행복의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지루함'의 항목은 남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아마도 남성들이 지금의 상황을 더 지루하게 받아들임을 알 수 있었다.
-개인주의 vs 집단주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집단주의적인 가치가 코로나 기간 동안 강조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과 모여서 즐거움을 누리는 '수평적 집단주의'보다는 강력한 규범에 의해 지배를 받는 '수직적 집단주의'가 강조되는 상황임이 나타났다. 다시말해,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강력한 집단주의가 강화되지만 개인간의 치열한 경쟁을 인정하는 태도도 동시에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자국 이기주의 & 내 집단 중심주의'의 경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더 힘들었을까? 를 살펴보면 외향성 성격의 경우, 사회적 접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내성적인 사람들보다 더 어려움을 경험하였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내성적인 사람들은 원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내성적 성격의 사람들도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기는 했다. 예를 들어, 비대면 강의에 참여하면서 모니터에 낯선 사람의 얼굴이 동시에 등장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내성적인 사람을에게는 감내하기 어려운 엄청난 자극이었을 것이다.
-계층에 따라 어떤 사람들이 더 힘들었을까?를 살펴보면, 누구나 예상하듯 하위계층 사람들의 행복이 더 하락함했음을 알 수 있었다.
Lessons & Implications(교훈과 시사점)
1) Cautious: Pandemic not over yet(주의: 유행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
2) Psychological impacts greater for younger people(젊은 사람들에게 더 심리적 영향)
3) Fear of infection & death vs. Urge to play(boredom)
(감염위험 vs. 놀고 싶은 충동, 지루함)
4) 各自圖生 vs. Strong groupcentrism(각자도생 vs. 집단중심주의 강화)
5) Class inequality(계층 불평등)
6) Introverts thrive!(내성적 사람들은 잘 산다!)
강연후에 대학생들과 Q & A 시간을 가지며 나눴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Q1) 나이와 행복의 관계?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연령과 행복은 'U자형 패턴'을 보인다(20~30대가 행복이 낮음, 여성의 낮음).
-나이가 들면 정서의 반응성이 낮아서, 좋아도 아주 좋게 반응하지 않고 안좋아도 아주 안좋게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아마도 코로나 상황을 나이 든 사람들이 좀 더 잘 견디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나이가 들면 '죽음'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갖게 되어 내 기분을 해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줄이게 된다(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미 선택적으로 하고 있는 상태임).
-신체적 관점에서는 취약하나, 위험을 견뎌내는 마음의 힘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취약함을 알 수 있다.
⇒ 나이가 들면 정서적 반응이 줄어들어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힘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Q2) 코로나 같은 위협을 겪으면 계층이 낮을수록 더 행복감이 줄어든다고 하였다. 이 이유가 혹시 정보의 양이나 접근성 영향이 있을까?
-선행연구에 의하면 어떤 종류의 위협이든지 계층이 낮을수록 많은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보의 양 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ex.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거나 연락을 해서 주변을 챙겼는가? 는 물음에 하위계층 사람들은 기회가 적었음을 알 수 있었다.
⇒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어떤 종류의 위협이든 낮은 계층에서는 행복감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원인 때문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아마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상위층에 비해 여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Q3) ‘집단중시+각자도생’ 이라는 가치관의 변화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궁금하다.
ex. 우리나라의 경우 사재기 없었음, 공적 마스크 문제도 비교적 잘 해결이 되었다.
-정부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느냐가 관건임을 알 수 있다.
ex) 최근 구글에서 30개국을 분석했는데, 그 내용은 코로나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프라이버시)를 희생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었다.
결과를 보면,정부가 효율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을 믿으면 개인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다는 답변을 하였다(집단주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남: 국가가 혹은 리더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념이 있을 때 가능-사회의 문제해결 능력과 맞물려 있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선거일 즈음의 데이터를 보면 우리국민의 자부심은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K방역이라 하여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선거도 무사히 치르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정부의 지지도도 높았음을 알 수 있다.
⇒ 여러나라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볼 때, 개인의 희생을 위임한 용의가 있느냐는 우리의 집단이나 리더가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각자도생이 커진다.
Q4) 코로나 19 시대 한국인의 정신건강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다양한 변수들과 맞물려 있어서,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아직 뚜렷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가치관의 근본적인 변화(누구랑 사귈 것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 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거나 장기화되면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영향이 클 것이다.
Q5) 젊은 층은 이번에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었다고 결과가 나왔는데, 사실 언텍드(untact)로 할 수 있는 SNS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나이가 20~30대인데도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20~30대가 어느 정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feedback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이 진단되고 파악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나이가 들면 삶의 중요한 결정이 이미 정해져있으나 젊은 층은 아직 중요한 것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많은 부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들 것이다. 또한 나이가 들면 지루함을 참을 수 있게 된다. 젊은층은 지루함을 힘들어하는데 이를 극복하려면 사람을 만나야 하므로 언택트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힘들어질 것이다.
Q6) 젊은층이 지루함을 해결하지 못해서 이태원발 집단감염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이런 젊은층에게 재난권고 문자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 지루함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도덕적 비난은 근본적인 해결이 안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삶의 지루함’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근본적 해결 없이 언론이 공동체정신의 결여 등으로 도덕적 비난을 하는데 이는 근본적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Q7)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시스템 차원으로 개인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 초유의 사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국가적으로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당황스러워하고 있으나, 이러한 일들이 지속되고 반복되면 나름의 솔루션을 찾아갈 것이다.
⇒ 행복을 관리하는 방법은 하나는 마음을 관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활동(액티비티)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나이가 들면 마음을 관리하는 방법을 택하나 젊은층은 이것이 어려우므로 새로운 습관이나 취미를 갖는 것이 유익하다. 아직 시스템 차원에서 나온 방안은 없는 것 같다.
Q8)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정부가 심어줘야하지 않을까?
-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얻은 강점 가운데 하나는 국가적 자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열심히 노력한 국민들의 노력의 결과물도 한 몫을 했다.
- 우리 국민들에게 매우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잘하고 있는 것을 지지해줌으로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잘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지원)이 필요하다.
⇒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잘하고 있으므로 잘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서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은 정신건강에 중요하다.
Q9) 경증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관리 방안은?
만나는 사람은 줄었으나, 만나는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의 영향력은 커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활동은 줄었으나 활동이 주는 영향력은 늘어났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가까운 사람들과 ‘먹는 것’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먹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이 기간 동안 더욱 깨달아야 할 것이다.
*연구에 대해 들으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with 코로나시대'를 겪어나가며 새로운 지혜와 해결책을 찾아가는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고, 또한 주변을 돌아보며 나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