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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gan Lee Oct 22. 2022

삶의 집행 유예 멈추기

삶이 저주스러울 정도로 힘들 필요가 있나요?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라는 질문에 어릴 적에는 "OO(직업)이 되고 싶어요."라고 답했고, 머리가 조금 더 자란 후에는 (특히 회사생활에 크게 지쳐있을 때)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답하고는 했다. 언뜻 보았을 때는 아주 상이한 답변이지만 사실 그 속뜻은 이러하다. "저는 OO이 되어서 OO를 하고 싶어요.", "돈 많은 백수가 되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직업이나 금전적 여유가 아닌 언제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였다.


지금은 누군가 내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음 글쎄요. 글도 쓰고 다양한 콘텐츠도 만들고 싶고 다양한 좋은 사람들과 커뮤니티도 만들고 싶어요. 아 그리고 라틴댄스도 열심히 배워서 강사도 해보고 싶고 대중들 앞에서 내 얘기를 전달하는 강연자도 되고 싶은걸요. 아 그리도 또 세계여행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몇 개월 동안 머무르며 스페인어도 배우고 탱고 수업도 들으려고요."라고 답할 것이다. 약 5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던 유일한 목표는 몇 년내로 과장, 팀장으로 진급하고 얼마를 모아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이었던 나로서는 정말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내 인생 책 '타이탄의 도구들'의 작가 팀 페리스의 또 다른 저서인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크게 공감 가는 구절이 있었다. 


뉴 리치는 은퇴 후로 삶을 집행 유예하는 걸 그만두고, 시간과 기동성을 이용해 현시점에서 풍요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중략) 삶이 저주스러울 정도로 힘들어야 하나? 그럴 필요 전혀 없다. (중략)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열심히 일한 보상을 받을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중략)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정작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백만장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뿐이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특히 '삶이 저주스러울 정도로 힘들어야 하나? 그럴 필요 전혀 없다.'라는 구절은 내가 5년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왔던 문제에 대한 답을 주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언제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소중한 현재 (지금의 과거)를 희생해왔던 것이다. 그동안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불만이 많았던 나였다. 하지만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내가 그렇게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렇기에 현재의 나는 내 삶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약 5년 전 남미 배낭여행을 다녀온 뒤,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가 있었던 '라틴댄스 배우기'가 그 시작이었다. 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남미에서 여행을 하면서 정말 즐겁게 노래와 춤을 즐기는 그들에 모습에 흠뻑 빠져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되면 라틴댄스를 배워봐야지 했던 게 벌써 5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최근 퇴사 후, 자유시간이 확보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바로 살사(Salsa) 배우기였다. 그리고 한 달이 조금 넘은 이 시점, 살사는 나만의 독특한 취미이자 큰 즐거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나는 라틴음악을 들으며 스텝을 밟고 턴을 돌고 있자면 5년 전 남미에서 느꼈던 행복감이 문득 떠오르고는 한다.


그런가 하면 나만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내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내 삶의 모든 조각들이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졌을 때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뿐만 아니라 내 과거를 돌아보며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 5명의 평균이 나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주변인은 우리의 인생에서 생각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나는 각자의 인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실행하는 사람들을 알아가고 있으며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약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거나 삶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면 내가 닮고 싶은 사람들로 주변을 채우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주변 환경이 변하면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환경에 맞게 바뀌기 마련이니.




우리는 살면서 정석대로 사는 삶을 강요받아왔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만 가면. 취업준비 열심히 해서 좋은 회사만 취직하면.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 하지만 이 모든 단계를 퀘스트 깨듯이 해치우는 과정 속에서 우린 인생에서 너무도 많은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있다. 팀 페리스가 말한 것처럼 현재를 과도하게 희생하며 미래에 언제 올지도 모를 행복만을 바라보며 살기보단 지금 당장을 즐겁게 사는 삶도 중요하지 않을까.


삶이 너무 벅차고 힘들다면 미래를 위한 희생을 잠깐 멈추고 지금의 나에게 좀 더 친절해져 보자. 그게 미래의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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