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에서 사교클럽, 로컬 크리에이터로
완도살롱은 지난 2020년 3월 21일 자로 창업 2주년을 맞았습니다. 지금처럼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도록 찾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나부터 백까지 빠짐없이 전부 여러분 덕분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공간 그 자체, 그리고 공간을 운영하는 대표자의 자격으로 몇 차례 방송에 출연했고, 언론과 매체에도 소개되었습니다. 또 저희를 '로컬 크리에이터'라 정의해주신 분들 덕분에 여러 행사에 초청받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단지 시골 작은 공간에서 책과 술을 팔고 있을 뿐인데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이 붉어집니다.
두 해 동안 잃은 것도 많습니다. 함께 살롱을 만들었던 오랜 친구와의 동업에 실패했고, 직원 또는 아르바이트로 함께했던 세 분은 각각 다른 이유로 그만두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자주 아프고 가끔 비관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안타깝고 슬픈 것을 꼽자면 바로 이 섬을 떠난 친구들입니다. 그들은 각각 다른 이유로 이곳에 왔지만 결국 모두 같은 이유로 이 섬을 떠났습니다.
친구들과의 이별은 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삶의 무게를 실감하게 하는 한편 섬을 탈출해 도시로 떠나는 청년들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제가 덜 외로우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로컬 크리에이터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과 사랑을 책임감으로 보답하려면 더욱 건강해야겠습니다.
처음 살롱을 준비할 때의 마음가짐은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살이에 지쳐있던 저에게 완도는 쉼을 위해 도착한 곳이었고, 그 휴식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주 우연한 기회에 창업을 한 것이기에 돈보다 다른 것을 좇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그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과 규모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공간을 통해 훌륭한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떳떳하게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현실 감각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로맨티시스트인 제가 이런 생각을 다 하게 되다니,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완도살롱은 이제 3주년을 위해 달려갑니다. 어제는 정부의 한 지원사업에 사업계획서를 냈는데 밤낮을 고민하며 준비한 만큼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그리고 내일도 장보고대로 248번 길을 핑크빛으로 밝히고 있을 테니 찾아와 주세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