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살롱 폐업기 - 12
1. '저녁 여섯 시부터 아홉 시'라는 이용하기 불편한 영업 시간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하루에 한 팀씩은 꼭 이곳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한 요즘입니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라면 손님을 한 팀보다는 더 모시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은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또 제 마음에 달린 것도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 한 분 한 분과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며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최선입니다.
2. 최근 완도살롱 메뉴에 몇 가지 포르투갈 와인을 더했습니다. 싱그럽고 향긋한 그린와인과 달콤한 포트와인, 그리고 이름만큼 빛깔도 맛도 아름다운 핑크포트를요.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6년 포르투갈에 다녀온 뒤 결심했던 것을 이루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맛있는 와인을 잘 소개할 수 있도록 더 공부해야겠습니다.
3. 한편 저는 올해 서른 다섯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몸은 7년 마다 세포를 새롭게 바꾼다는데, 그런 점에서는 다섯 번째 변화가 시작되는 한 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1~2년 동안은 자주 다치고 아팠습니다. 겁없이 20대를 보내 쌓인 마일리지 때문일까요? 덕분에 완도살롱의 문도 자주 닫았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올해는 개근상을 노려볼까 합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단 5일. 멀리서 찾아와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약속한 요일과 시간에는 반드시 문을 열겠습니다. 그러니 잊지 말고 찾아와 주세요.
4. 텀블벅 펀딩에 성공한 완도살롱 페업기 <NO TIME TO DIE>는 왕성하게 집필 중입니다. 찬란했던 과거의 순간을 모두 기록해놓지 않아 기억의 끄트머리까지 끄집어내는 중이지만, 그 자체로도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한 명씩 한때 완도살롱의 단골이었던 얼굴들이 떠올라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다들 건강하게 잘 살고 있지?
5. 텀블벅 펀딩에 성공하고, 단행본 제작이 확정되면서 <NO TIME TO DIE> 단행본에 에너지의 무게를 두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분이라도 이 매거진을 구독하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한, 여기 '완도살롱 폐업기' 브런치 매거진 연재 또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으니 많이 놀러와 주세요. 영상을 자주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꾸준히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작정입니다.
6. 설 연휴에도 완도살롱은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하겠습니다. 생각이 난다면 찾아와 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