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조던 필의 어스(us)

2019년 3월 27일

by 제인

조던 필(Jordan Peele)의 어스(US)


오랜만에 극장으로 달려갔다. 전작 <겟 아웃>의 성공으로 이번 작품에 기대하는 점이 많았다. 개인적인 결론만 말하자면, 겟 아웃보다 좀 더 얘기가 많으며 좀 더 중의적이고 좀 더 웃기다. <겟 아웃>은 흑백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에서 전개된다면, <어스>는 일반적인 우리를 이야기하며 그 안에 미국의 현실을 담았다. 흑과 백, 미국과 멕시코, 빈부격차 등의 현실적 문제를 도플갱어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풀어낸다.


처음부터 나를 각성하게 했던 것은 주인공'들'이 흑인 배우라는 것이었다.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어색하다. 왜냐면 우린 백인이 주인공이 아닌 영화를 본 적이 손에 꼽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인종에 상관없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상업적인 미국 영화에서 흑인, 아시아인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본 적이 없다. 백인의 친구이거나 옆집 사람이거나 그들은 늘 주변에 자리한다. 하다못해 흑인, 아시아인 캐릭터를 백인이 연기하는 웃기는 일까지 벌어진다. 마치 백인이 아니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어스>는 우리 안에 갇힌 토끼로 모든 미국인을 표현해낸다. 많은 이주인들을 포함하여 말이다. 토끼는 표면적으로는 복제 실험에 이용되어 지하터널에 버려진 분신들을 상징하면서 또한 미국으로 이주해 와 우리에 갇혀 돌아갈 데 없는 이주민들, 현실에 핍박받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가 우리의 공감을 얻는 것은 여전히 '억압된 사람들'과 우리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상징과 복선이 많은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스가 좋은 이유는, 상징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며 스타일리시하기 때문이다. 조던 필이 구현하는 색의 이미지와 상징들은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작가로서 감독으로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