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일
오늘의 이쁜 하늘이 자꾸만 말을 걸어왔다. 이렇게 예쁜데 좀 봐달라고 말이다. 그래서 삼청동에서 광화문까지 돌담길을 따라 걸었다. 사실 마을버스가 만차라 못 탄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해가 질 무렵의 서울은 참 아름답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빌딩들이 들어서 있는 익숙한 모습이 갑자기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 속에서 걸어가는 사람들, 그 속에 있는 나까지 한 장면이 그려진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이 풍경을 그려줬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바라본다. 이런 풍경과 이런 마음에는 earth, wind and fire의 september를 들어야지! 하며 가방에 손을 넣어 이어폰을 찾았다. 없네. 또 집에 놓고 나왔다. 게다가 있었어도 못 들었을 거다. 배터리가 5퍼센트였다. 아름다웠던 6시를 제대로 만끽하고 엄마와 한남동 그 집에서 술을 마셨다.
명란 구이 오리훈제 오징어젓갈 비빔밥까지,, 그리고 알맞은 비율의 한라 토닉은 거들뿐. 오늘이 예뻐서 걸었고 오늘이 예뻐서 마셨다. 오늘이 예뻐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