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난 정말 착하지 못한 사람

2019년 4월 19일

by 제인

포커페이스를 잘한다. 감정을 잘 숨기며 상황에 맞게 행동할 줄 안다. 어색한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야 할 때라든지 재미없는 농담에 대꾸할 때라든지 어색한 사람과의 대화라든지, 감정의 톤을 내색하지

않고 잘 유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정말 착하지 못한 사람이라 오늘도 내 모든 감정을 다 티를 내 버렸다. 싫은 것은 싫다. 이 감정을 숨길 수 있지만 숨기고 싶지 않다. 그 상대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상대일 때는 더욱 견고하게 다 내보이고 싶다. 여기선 내가 잘 보일 이유조차 없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잘못한 것 같다. 나의 짜증은 다른 사람을 향해 있었는데 죄 없는 착한 사람이 그런 나를 신경 쓰게 했다. 잘못은 다른 사람이 했는데 왜 미안함은 타인의 몫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난 왜 조금 체념하는 마음으로 해줬으면 될걸 그러지 못하는 걸까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도 조금은 있다. 이 솔직한 성격이 매력이자 강점이라고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굉장히 버릇없고 위아래 없는 사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자기 객관화가 아주 잘 된 케이스다. 조금은 유해질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고칠 필요까진 없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쁜 사람도 되기 싫은 것뿐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