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뱉은 말의 번복

2019년 6월 3일

by 제인

지난 직장을 퇴사하던 날, 다이어리에 써놓은 한 줄의 문장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신 회사에 가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사업 준비를 하면서 자금을 모으고 멘탈이 바스러질 경우를 예상하여 써놓은 말이었다. 분명 힘든 상황이 오면 그때 힘들어서 놓았던 현실이 미화되기 때문이다. 과거는 지나면 모두 이뻐진다. 그걸 너무 잘 알아서, 또 나를 너무 잘 알아서 써놓은 말이었다.


그런 내가 내뱉은 말을 번복하게 됐다. 결국 내 작년은 의미 없는 말뿐인 방황이었던 걸까. 그렇게 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은 계속해서 원래 계획을 나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지금은 잠시 현실에 맞춰갈 뿐이야, 서두르지 마, 모든 건 준비가 필요하고 난 그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야"라고. 하고자 하는 일이 새롭게 하나가 더 생긴만큼 내 일상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이야기의 전개라고 말이다. 기승전결에 기와 결뿐인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폭풍전야의 승, 파란만장한 전이 인생을 꾸며줘야 높은 시청률을 찍지 않겠나요. 범죄를 저지르길 했나, 누구에게 상처를 주기라도 했나, 내뱉은 말 좀 번복하면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