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8일
영국의 괴짜 천재, 엘튼 존. 그 안에 숨겨있는 상처투성이의 레지. 그가 음악을 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불행하다면 불행했을 어린 레지를 토닥여주고 싶었다. 그가 음악과 함께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린 시절 내내 자신의 편이라곤 없었던 것 같은 그가 가진 유일한 유희, 피아노 그리고 음악. 상처가 있던 자가 쓰는 음악은 상처 받은 자를 위로한다. 어쩌면 아무런 서사가 없는 사람이 가사를 쓰는 것은 가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경험을 토대로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싸한 흉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엘튼이 레지가 아니었다면, 행복으로 넘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발표된 노래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곡들이 태어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신나는 리듬이지만 기저에는 슬픈 멜로디가 깔려있었다. 로켓이 되어 날아가버리고 싶었던 레지가 오래 걸렸지만 자신의 우주에 도착하는 로켓맨이 되어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넌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거야"라는 말을 엄마에게 들어야만 했던 엘튼 존이 지금 누구보다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영화 상영 내내 울던 나를 조금은 웃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