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일
이름 7자가 시그니처인 사람. 쿠엔틴 타란티노. 작품을 내놓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피스가 곧 자신의 이름이 된다. '쿠엔틴 타란티노 작품' 이 문장만 보고도 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관객이 기대하는 형태는 정해져 있다. 타란티노는 사랑 이야기를 하더라도 피를 흘릴 것이고 사람들이 개죽이 되어 죽어나는 상황에서도 픽 코웃음 치게 하는 대사들을 칠 것이다. 작품에는 절대 본인을 숨길 수 없다. 백 퍼센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숨으려고 해도 어느 부분은 꼭 자신이 투영된다. 마치 절대 변하지 않는 DNA처럼. 타란티노의 DNA는 초등학생 때부터 20년간을 봐 온지라 어쩌면 나 자신의 DNA보다 익숙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난 내 작품에서의 나를 얼마큼 꺼내 보일지, 숨길지 고민을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를 통해 배웠다. 작품은 그냥 '나' 다우면 되는 거다.
10번째 작품을 끝으로 은퇴할 거라던 그의 말은 끝까지 믿고 싶지 않다. 그만큼 내 영화광 인생에 한 확을 그어준 진정한 영화 광인. 평생을 영화에 미쳐 살아온 그의 할리우드에 바치는 헌정작. 누가 뭐래도 좋았고 그 안에 이 시대를 대변하는 두 배우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