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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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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Nov 24. 2019

쏸라펀

2019년 11월 8일 

매콤하고 시큼하고 쫄깃한 쏸라펀. 먹기 전에는 이게 어떤 맛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음식. 중국 음식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창펀을 가뿐히 이겨버린 쏸라펀. 샤먼 여행 갔을 때, 유일하게 나와 친구가 맛있게 먹었던 창펀. 한국에는 파는 곳이 흔치 않아서 홍대에 있는 림가기에 갔다. 창펀을 먹으러 가서 쏸라펀에 빠지고 온 날.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늘 쏸라펀에 중독돼서 매일 먹는다는 소리 했었는데 왜인지 알 것 같았다. 살짝 매콤하면서도 시큼하고 짭짤한 국물에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쫄깃한 면이 환상이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아도 면과 청경채만으로도 완벽하다. 삼국시대 때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맺을 때 먹은 음식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세상 풍파 온갖 고초라는 뜻의 사자성어에서 온 말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음식이라고, 그래서 맵고 시큼한 맛이 동시에 들어있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내 예상은 마라탕 붐을 이을 두 번째 중국음식이 될 것 같다. 유명해지는 건 한 순간일 거다. 그 정도로 맛있다 이 말이다. 이 맛에 고량주 한 병을 친구랑 마시고 얼큰하게 취해버렸다. 결국 불금을 보내버렸다. 다음 날 시체가 되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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