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숙취는 기절

2019년 11월 9일

by 제인

서른은 서른인가 보다. 숙취라곤 없던 나였다. 음주에 따른 두통이나 구토는 잠시 뿐, 잠을 자고 일어나면 멀쩡 해지는 나는 작년에 사라졌다. 어제 고량주에 맥주에 위스키에 소주까지. 어쩌다 보니 온갖 술이 섞여 들어갔고 멀쩡할리가 만무했다. 겨우 집에 들어와 또 샤워는 하고 자는 버릇이 있다. 구석구석 씻어주고 침대에 누워 기절했다. 일어나 아침을 먹어도 잠시 누워 쉬어도 집 나간 정신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루가 멍하니 술에 절여진 상태로 훅 지나가버렸다. 내 아까운 토요일. 그래도 내일이 일요일이라는 게 유일한 위로다. 이제 술은 적당히. 한 주종으로만. 지켜지지 않을 다짐을 또 스스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