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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Dec 15. 2019

출근시간에 일어나본 적

2019년 11월 22일

지각하는 꿈은 자주 꾼다. 실제로 지각도 자주 한다. 등하교도 회사도 약속 시간에도 시간을 꼭 맞춰가거나 대부분 늦는 편이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이다. 나 같은 사람은 아마 많을 테다. 그래도 출근 지문을 찍어야 하는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 말이나 되는가? 세-한 느낌에 눈을 떠 시간을 보려고 핸드폰을 찾으니 전원이 꺼져있다.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질 않는가. 부랴부랴 집에 시계라곤 하나 있는 주방으로 달려갔다. 9:57분. 출근 시간은 10시.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시간에 일어난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출근해야 하는 시간에 일어났다. 자리에 앉아 있어도 벌써 앉아 커피를 가져와야 할 시간에 말이다. 급한 대로 핸드폰을 충전부터 시키고 택시를 불렀다. 그 사이에 옷을 입고 집에 나갈 수는 있을 정도로만 씻었다. 나머지는 택시에서 정리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10시에도 강남 가는 도로가 이렇게 꽉 막히는 것이었구나. 잘못된 선택이었다. 지하철로 20분이면 가는 곳을 택시로 40분 걸려 내렸다. 이러다 점심시간도 지나서 도착하겠다 싶어 내려서 지하철을 탔다. 회사에 도착하니 11시 반. 다행히 자리에 이사님은 계시지 않았지만 팀장님 눈치 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침부터 혼을 쏙 빼니 점심이고 뭐고 아무 의욕도 들지 않았다. 짜릿하다. 하루를 없애버리고 싶다는 기분이 이런 걸까. 눈치껏 야근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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