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팩커제인, 돌로미테를 걷다.

01. 내가 이탈리아에 간 이유, 돌로미테

by 제인


내가 이탈리아에 간 이유, 그 유명한 로마도 로맨틱한 베네치아도 아닌 온전히 '돌로미테'였다. 돌로미테를 설명하자면 알프스 산맥 중의 하나로 이탈리아 북부 sudtirol 지방에 위치하고 세계유산이며 누가 정했는지 모를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곳에도 선정되어있는 자연이 믿을 수 없게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맥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여행을 하는 도중에 생각했다. 이탈리아를 간다면 돌로미테를 꼭 가서 산을 타겠노라고. 내가 갔을 때만해도 돌로미티는 산악인이나 주로 가는 곳이어서 여행 정보가 굉장히 적었는데 요즘엔 한국 사람들도 꽤 찾는 곳이 된 모양이다. 물론 흔히 말하는 '유럽여행'을 가는 여행자들은 갈 수 없다. 2~3일 구경간다고 되는 곳이 아니고 접근성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싸다. 게스트하우스 같은 것은 당연히 없다. 1박에 10만원 이상인 호텔과 하이킹 코스 중에 있는 롯지가 유일한 잠자리다. 그럼에도 돌로미테를 꼭 가야만 했던 이유는 사진으로 설명해야겠다. 매일 4~5시간씩 산에 오르고 구름과 하늘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넘치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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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테 하이킹 코스
돌로미테 일주에는 가장 유명한 코스가 있다. 코스는 어느 도시에서 돌로미테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베네치아에서 출발하면 가까운 코르티나담페초, 밀라노에서 출발하면 볼자노(bolzano)로 들어오게 된다. 나는 밀라노에 도착해 볼자노를 거쳐 돌로미테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오르티세이에 거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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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 숙박을 하면 마을 간을 운행하는 버스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준다. 버스시간표를 미리 보고 준비하면 차가 없어도 버스로 돌로미티를 여행 가능하다. 나는 전문 산악인이 아니므로 버스패스를 최대한 이용하는 방향으로 돌로미테를 여행하기로 했다. 오늘은 파소셀라, 내일은 사소룽고, 그 다음날은 마르몰라다. 이런식으로 하나씩 올라보자고 계획했다. 다른 전문산악인들처럼 비싸보이는 등산화도, 아이젠도, 렌트카도 없지만 튼튼한 두 다리를 믿고 어디든 걸어서 올라보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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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호텔

돌로미티 배낭여행에 가장 큰 걸림돌은 숙소였다. 일단 잠자리는 필요하므로 2박을 호텔 예약은 했으나 그 다음날부터는 필사적으로 카우치를 구하기로 했다. 돌로미티에 최대한 오래 있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일개 유학생 신분으로서 배낭여행할 때 호텔은 꿈도 못 꿨다. 아니 생각조차 안했다. 항상 호스텔이었다. 그것도 제일 싼. 하지만 오르티세이에는 호텔밖에 없으므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1박에 13만원짜리 싱글룸을 예약했다. (이게 제일 싼 방이었다.) 체크인을 하는데 싱글룸이 다 차서 더블룸밖에 없으니 업그레이드를 해주겠단다. 내가 진짜 이탈리아에서 그것도 돌로미티에서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오죽 기뻤으면 평소 셀카도 잘 안찍는 내가 침대인증샷을 찍었다. 특별할 것 없지만 특별하게 느껴지는 조식을 먹고 첫 돌로미티에 오를 준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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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호텔 창문을 열면 보이는 풍경이었다. 푸르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입이 떡벌어지게 푸르고 아름답다. 자연 속에 푹- 파묻혀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생각했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정말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고, 그저 바라보기만해도 압도당하는 이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넘치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온전하게 삼켜버리자고. 그 아름다움 안에 작게 존재하는 나를 사랑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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