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돌로미테, 알프디시우시와 사소룽고

by 제인


P20150907_095519265_31347B7A-7A2B-48D9-AE9D-14769867D848.JPG?type=w966




오르티세이 버스정류장은 아침부터 북적인다. 한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까지는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산악인들은 아침 먹고 부랴부랴 준비해 미리 버스를 기다린다. 오르티세이에서 알프디시우시로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케이블카를 타는 지점까지 버스를 탔는지, 걸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저 오늘 산을 오른다는 생각에 들떠서 마음이 몽실거렸다.




09071947.JPG?type=w966


09071943.JPG?type=w966


09071967.JPG?type=w966


09071974.JPG?type=w966


09071985.JPG?type=w966




케이블카에서 내려 알프디시우시 초입에 도착했다. 드넓은 초원을 보는 순간 이것이 심봉사가 눈 뜬 기분일까 싶었다. 이 좋은 눈으로 좁은 것들만 보고 살아야 하는 게 슬퍼질 정도의 자연이었다. 대체 어디까지 펼쳐져 있는 초원인 걸까 싶게 광활했다. 여기쯤 걸어왔을 때, 가족들한테 영상통화를 걸었다. 나만 보기엔 미안한 아름다움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다.




P20150907_121202660_E4BB881A-9E72-4073-B8A0-CC05565C11B2.JPG?type=w966


P20150907_121630636_4FE778B2-9D9F-4610-BEDC-A360F0D2C66F.JPG?type=w966
P20150907_131418197_CF2A0E95-DA1D-4B6F-8495-73DD0AFC944F.JPG?type=w966


P20150907_131536273_1123FD19-7FDF-4A0A-849F-B94AD06A7EC6.JPG?type=w966




푸르른 것들과 마주할 때의 나는 완전하게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된다.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

행복함 최대치를 딱 찍었지.




P20150907_132515671_7B168772-CF81-4109-BAEB-AAD363EC8B42.JPG?type=w966


image_9474340341519726905302.jpg?type=w966




가까워지고 있는 사소룽고

점점 가까워질 수록 이상하게 더 커보였다.

멀리서 보면 손으로도 잡힐 것 같았는데 다가갈 수록 아니었다.

거대함 그 자체였다.




P20150907_140410081_651C22CC-C193-43F4-8510-3C7A94807332.JPG?type=w966


P20150907_140415609_28CA05AD-CC1F-448C-9AB4-939C6341BB96.JPG?type=w966


P20150907_144704474_B7E8466F-290F-4694-B224-2FEDD9C09E28.JPG?type=w966


P20150907_152352909_454E5FB6-067F-4511-A9D9-DE80E2EF672D.JPG?type=w966


P20150907_152843572_73609862-E856-4E6B-93CD-CBB05CF803D9.JPG?type=w966




이 날은 하늘과 구름까지, 신이 나에게 주신 선물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무런 보정도 하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사소룽고.

사진은 실물의 삼분의 일도 다 담지 못했다.




P20150907_160308000_2599CA84-4820-43AD-AE17-F805C56D1EA5.JPG?type=w966


IMG_1736.JPG?type=w966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옛날 노래에는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돌로미테를 걸으며 사소룽고를 마주하며 생각난 노래가 남진의 님과 함께라니. 아름다운 하늘 아래 나와 사랑하는 사람만 있다면 부족할 것이 없겠다. 설사 부족하더라도 다 이해할 수 있는 아량이 생길 것만 같은 돌로미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백팩커제인, 돌로미테를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