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작고 연약했던 나는 생각했었지.

그들의 말을 따르면
아무 일 없을거라고.
나는 보호 받을 수 있을거라고.

어느새 나는 비굴함을 겸손함으로 착각한 채 내가 마치 강자가 된 마냥 으시댄 적도 있었지.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두려워하는 아이를 외면한 채.

강자가 된 마냥 으시댔을 때는 세상 두려울 게 없었지. 나는 무리 안에서 보호 받았고 나 역시 그들에게 그런 존재가 된 것 같았어.

정말 그런 줄만 알았지.

무리 속에서 멀어지면 나는 참을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고 나는 알 수 없었지. 행복했던 내가 갑자기 비정상이 된 이유를.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
내 안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가 나를 계속 불러왔음을.

자신을 바라봐주길, 애타게 나를 찾아왔음을.

이제 그 아이를 만났고 나는 그 아이를 처음으로 바라보았지. 보잘 것 없이 보이지만 눈만은 반짝이는 아이였어.

그것은 어떤 열망, 그것으로 가득찬 눈이었어.
우리는 이렇게 만나게 됐지.

나는 이제 으시대지 않아.
그리고 두려움에 떨지만도 않아.
비굴할 필요도, 딱히 겸손할 필요도 느끼질 못 해.

그냥, 그 아이의 눈이 점점 더 반짝이는 것을 기쁘게 바라볼 뿐이야.

그리고 나는 믿어.
우리의 만남이 이 모든 것을 이루었음을.
그리고 더 큰 것을 이루어 갈 것임을.

나는 이제 두려워하는 그 아이의 눈을 외면하지 않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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