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특별한 내용도 아닌 글을 쓰는 이유는 자기 치유 목적 외에 다른 것이 더 있다.
그것은 다른 이가 나의 글을 보고 ‘나도 그런데. 나만 그런건 아니었어’ 라고 느끼길 바래서다. 그러면서 안도하길 바란다. 조금이나마 덜 슬퍼지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란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나 딱히 어디에서 엄청난 위로를 들어야 할 정도로(그래도 될 자격이 있을 정도로)불행한 조건도 아니고, 딱히 그럴싸한 이유나 사정도 찾지 못 하겠는데 정작 나는 우울하고 불행하다 느낄 때.
가족에게 이런 못난 마음을 털어놓자니 가족이 내 걱정을 할 것 같아 더 부담스럽고, 가까운 친구한테 하자니 맨날 하는 소리 또 하는 것 같아 왠지 미안하고 꺼려진다. 그래서 위안이라도 얻어볼까 책을 들춰보지만 책의 저자들은 나와 연락하며 나를 위로해주지 않는다.
내가 글을 쓰면 사람들이 나의 글의 내용에 연관되는 본인의 요즘 마음이나 고민들을 나에게 댓글을 남긴다. 나도 역시 그들을 보며 내가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나 같은 동지가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그리고 그들도 주위 사람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 털어놓기 꺼려왔던 본인의 마음을 비록 일면식도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편한 나에게 털어놓고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 왜냐. 우린 동지이기에.
타고난 글쓰기 솜씨가 없어도, 특별한 내용이 없어도, 그저 진심과 담백하고 소박한 마음가짐만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글쓰기는 훌륭하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구원한다. 당신의 글이 평범하기 때문에 바로 그 점이 우리를 울린다. 우리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