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던 용기

[마음에게 말 걸기]라는 책에서 이런 글귀가 나온다.

“만약 당신도 앞으로 가려고 애쓰다가 지쳤다면, 혹은 그곳에 한번 가봤더니 불편하고 외롭기만 했다면 언제든 이곳에 다시 돌아와도 좋다. 여기에는 자리가 아주 많이 남아 있고 마음씨 착한 사람도 무척 많다.”

난 사람들을 만날 때 자신이 없었다. 겉으로 표시를 냈든(존재감 없이 가만히 있기),표시를 안 냈든(활발의 가면을 쓰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버하기)사람들이 내 진짜 모습을 알면 날 싫어할 거라는 생각에 항상 자신이 없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느꼈던 대표적인 감정은 ‘나는 피해를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다’ 라는 감정이다.

나는 이상하게도 항상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살짝 퉁명스러운 말투, 무표정만 보여도 나의 단점 때문에 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과 교류를 이런 저런 핑계를 들어 피하거나 만나야만 하는 상황(학창 시절)이라면 정말 백미터 달리기 하고 나면 토할 것 같듯이 그렇게 전력을 다해 인간관계를 했다. 물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웃는 얼굴로 말이다.

그러다보니 언제나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었고 그들의 표정이 조금이라도 탐탁치 않으면 ‘역시 나 때문에 그런가…’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안다. 그들이 꼭 나 때문에 그런 표정이나 말투를 보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삶의 애환이 있고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고 치유되지 않은 아픔이 있었음을.

그래서 이제는 그들이 나를 보는 표정을 어느 정도는 날씨가 좋았다 나빴다 하는 것을 바라보듯이 조금은 마음 편하게 바라보려 한다.

자존감이라는 것은 우선 태어나서 양육자에게 아낌없이 보살핌을 많이 받아야 형성이 되고 또 살아가면서 작은 성취의 경험을 통해 진짜 자존감이 형성되는 것 같다.(가짜 자존감은 그저 나는 소중한 존재야! 나는 멋져! 이렇게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닐까..)

정말 어쩌다 어른이 되어 내 마음의 상처도 아직 치유하지 못 했는데 두 인간을 낳아 행복한 인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지니게 된 미숙한 엄마로서 느낀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내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내 자신이 싫으면 나는 가면을 쓰고 상대방을 대하게 되고 그럴수록 진실한 마음의 교류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진실한 마음의 교류만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평생동안 목 말랐던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누구처럼 정보 제공을 할만한 지식도 없고 뛰어난 언변을 자랑하는 글솜씨도 아니지만 내 진심이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이상 꾸미고 싶지 않은 나의 진심..

그리고 나의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도 이러한 진심에 목말랐기에 나의 글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나마 온기를 느끼고 잠시 쉬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먼저 다가가고 싶지만 상처 받을까봐 두렵다.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누군가가 나의 진심을 오해할까봐 두렵다.

짧지도 그닥 길지도 않은 인생을 살면서 후회하는 것은 너무나 쓸데없이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다는 것. 그래서 마땅히 즐겨야 할 내 순간들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는 것.

그것을 지금 와서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기에 이제는 그 부분만은 후회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개선하려 노력 중이다. 차라리 욕을 먹으면 욕을 먹었지 쓸데없이 남의 눈치를 보고 나서 또 후회하고 싶진 않다.

앞으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할 것 같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또 다시 상처 받을 것이 두려워 마음을 열지 못 했던, 그래서 놓쳤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나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날까 두려워, 또 다시 실패할까 두려워 시도해보지 못 했던, 어쩌면 내 인생 최고의 희열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인생의 기회들.’

내가 나중에 또 땅을 치고 후회한다면 바로 이 두가지가 아닐까 싶다.

아직도 소심하고, 아직도 용기 없고, 아직도 상처 받을까 두려워하는 내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상처 받아도 괜찮아. 해봐. 그 과정이 인생이야.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는 마.

인생은 한번 뿐이야. 기억해. 부족하다 여겨져도, 부족한데도 계속 해나가는 데에 의미가 있는거야. 그게 바로 너가 찾던 용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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