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흉한 너

너는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었어.

내가 구석진 곳에 있을 때도,
내가 애써 웃음 짓고 있을 때도,

가슴에 바람이 지나갈 때도,
햇살과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에 감동할 때도,

너는 늘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

게슴츠레한 눈으로 음흉하게,
감시하듯 지켜보기도 했고

또 왠일인지 측은하게 나를 바라보기도 했어.

아주 드물지만 나를 뿌듯한 눈으로 바라봐준 적도 있었지. 그래. 분명 넌 그랬어.

근데 나는 말이야.
너가 늘 부담스러웠어.
왜 날 항상 감시하는건데.
나는 자유롭게 날고 싶은데.

이 모든걸 너가 망쳤어.
분명 니 탓이야.

...

참 이상하지.

너가 나를 바라본건 너는 내가 좋아서였는데.
내가 잘하는 모습이 보고 싶고.
내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던건데.

근데.. 왜 난 그런 너를 미워했을까.

모두가 나를 떠났을 때도 너 하나만은 나를 떠나지 않았어. 너만은 나를 포기하지 않은거야.

난 너가 나를 싫어하는줄 알았는데..
사실은 너는 나를 너무나 사랑했던거야.
그래서 나에 대한 기대가 컸던거야.

이제는 너랑 잘 지내고 싶어.
늘 그랬던 것처럼 나를 사랑해주고 나에게 기대를 걸어줘.

그렇지만 그렇게 음흉하게 게슴츠레한 눈으로 구석진 곳에서 쳐다보지 좀 마.

그냥 떳떳하게 나와서 말해줘.

“넌 더 좋은 모습이 될 수 있어.
난 알아. 난 널 항상 응원해.” 라고.

그리고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괜찮다고.
난 너가 너이기 때문에 좋다고 말이야.

나는 이제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너는 바로 나.

나를 영원히 포기하지 않는 유일한 바로 그 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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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하루가 주어진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일을 올바르게 행하고,
나 자신을 용서하고 싶다.”

책 [One more day]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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