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랜덤으로 주어졌던 나의 환경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평범하기라도 했다면,
그랬다면 나는 지금 이런 모습이 아닐텐데 억울해했다.
랜덤으로 주어진 나의 현재, 남편과 아이들, 편안한 환경 이 모두 나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어쩜 이 모든걸 다 누리는구나.
나의 가정 환경이 억울했고, 모든 것은 다 이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또 랜덤으로 나에게 과분한 행복이 야금야금 찾아온 것이다.
내 인생은 도대체 무엇이 결정했는가.
바람직하지 못한 아빠 딸로 태어난 것도 운이고, 바람직한 남편을 만난 것도 운이고, 내가 지금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과분하게 누리는 것들 모두 다 운인가?
지금까지 내가 해온 노력들은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별다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가정환경이 나의 운명을 결정지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 라는 말처럼 인내한 적도 없는데 단 열매를 맛보고 있다. 이거 내가 맛봐도 되는거야... 하면서 훔친 열매 먹듯이 남몰래 맛있게 먹는다.
인생이 뭔가 싶다.
억울했었고, 이젠 또 과분해한다.
나중에 또 억울해질지도 모른다.
"손에 잡을 수 있는 건 지금 뿐"
이라는 식상한 말로 마무리해본다.
미래는 준비한대로만 오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