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결국 결실을 맺었다면 그것은 상처인가 아닌가.
상처가 아무런 결실 없이 상처 그대로 그 원형 그대로의 경험으로만 남았다면 그것은 진정 상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상처의 조건은 무엇인가.
1. 내가 부정 당하고 가치 없게 느껴졌다.
2. 상처가 시간이 지나 어떤 의미를 형성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아프게'만' 느껴진다.
원치 않았지만 운명인지 랜덤인지 상처를 받아버렸다면, 그것에 숨겨진 어떤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해야만 하고, 도저히 발견해낼 수 없다면,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의미를 '부여'해야만 한다. (그냥 무조건 No pain, No gain 으로 얼버무릴게 아니라)
'그 고통의 시절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었어' 라던지, (이것은 정말 진실하고 가슴 벅찬 불행했던 사람들의 인생의 귀중한 발견이다.)
그 당시엔 아팠지만 그 경험들 때문에 내가 더 단단해지고 인생을 더 과감하게 살아갈 깡다구가 생겼다던지, 뭐 이런 내가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의미 부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 의미 부여를 대신 해주는 책들도 읽다보면 도움 되겠지만 결국은 내 자신 스스로가 요리조리 의미 부여하는 과정에서 고민하고,
또 정확하게 내 눈으로 그 보잘것 없고 비참한 줄만 알았던 경험이 얼마나 나의 의지로 진흙 속에 숨겨져있던 진주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의미를 입고 내 안에서 또 다른 존재로 탈바꿈하는지,
아주 정확하게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글쓰기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쓰는 것이고, 내가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나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쓴 글들을 읽는 것이다.
이 외에 다른 이유는 없고, 이것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내 글이든 남의 글이든 막론하고 좋은 글이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내가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려면, 내가 나 자신을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하는가 생각해보면 되고, 이 친구가 과연 좋은 친구인지, 나의 가족이 나에게 좋은 가족인지 알려면 이 사람의 존재가 나를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가를 자문해보면 된다 .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라면(간혹 힘차게 도망쳐야 하는 관계도 분명 있다) 나의 잘못된 (마음이 못된게 아니라 어떤 인식의 눈이 아직 안 떠져서) 마음가짐이 내 주변 모두가 (온 우주가 힘을 합쳐 나를 공격하고) 나를 더 별로인 존재로 만들고,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나의 인식에서 비롯된 태도가 우리의 (형편없는) 관계와 내 주위 (형편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시간이야 좀 걸리겠지만 (이것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듯이) 우리는 이 형편없는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고 (혹은 끊거나 도망칠 수 있고)
그것은 우리의 바뀐 인식에서 시작하고, 바뀐 인식에서 비롯된 바뀐 나의 태도가 이 모든 형편없는 것들을 바로잡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