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를 마시는 이유

중국인 남편과 2년동안 떨어져 (떨어지니 안 싸워서 좋다..) 남편은 홍콩에, 나와 아이들은 한국에 있다.

날이 추워지니 남편 생각이 나는 것이 아니라(ㅋㅋ) 홍콩에서 즐겨 먹었던 따뜻한 밀크티 생각이 났다.

따뜻한 밀크티를 먹는데 나는 밀크티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시절의 맛을 음미하는 것이었다.

둘째를 임신하고서도 포기하지 못했던 따뜻한 밀크티의 맛, 임신 중 글 쓰며 마시던 커피잔에 담겨있던 쌉쌀달콤했던 그 맛. 뱃속에 있던 나의 아기. 그 아기와 함께 곱씹어보던 나의 과거들. 그리고 글들. 나만의 여유시간.

나는 오늘 그것을 다시 소환하기 위해 밀크티를 찾았던 것이다.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뱃속에서 요동을 치던 아기는 이제 5살이 되었고, 나는 이제 설레어 하며 글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추억을 소환하기 위해 이것저것을 동원해본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언젠가는 소환하고 싶은 추억이 되도록 내가 일상에 조금은 맛있는 양념을 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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