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음이 짠할 때

by 메가스포어 megaspore

어여쁜 딸아이가

뾰족 구두가 아닌,
밑창에 구멍이 뚫려 비 올 때
나의 양말을 적시게 한,

뒷꿈치가 다 닳아 천이 터져버린,
버려야지 버려야지 몇번을 결심했으나
아직 버리지 못한,

엄마의 단화를 신고
거울에 이리 저리 자신을 비춰보며
마치 어른이라도 된 듯,
으쓱해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나는 진심으로 마음이 짠하다..

그리고 생각한다.
저게 바로 아이의 매력이라고.

아직 어떤 게 좋은 거라고 결정짓지 않고
허름한 것도 멋있게 바라봐주며 바로 이게 멋이지 하며 혼자 으쓱해하는 귀여움. 그 천진함.

나도 내 허름한 단화를 신고 으쓱해하며
이리저리 나를 비춰볼 날이 있을까.
바로 이게 멋이지 하면서.

누가 예쁘다 해주지 않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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