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쌍한 영혼은 그에게 어떤 특정한 형태와 의미를 부여해 줄 구체적인 뭔가를 찾아 필사적으로 방안을 두리번거리지만 항상 담배꽁초로 가득 찬 재떨이나 널브러진 양말, 양탄자에 묻은 눈물만 붙들 수 있을 뿐이다.
이어 그는 하늘을 본다! 가슴 저미도록 파란 하늘을, 또 서서히 드러나는 어둠의 흔적을, 북서풍이 짙은 구름을 소탕하며 바다로 몰아내버려 완벽할만큼 선명한 풍경과 색감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하여 그의 마음은 재떨이와 황혼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알려진 세계의 대부분이 그 둘 사이의 어딘가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동안에.
그는 걱정한다. 그의 콧수염에 대해, 오래된 남색 레인코트에 대해, 체중에 대해, 머리카락에 대해, 치아에 대해, 왼쪽 무릎에 느껴지는 통증에 대해, 만에 하나라도 그가 이런 근심을 초월할 수 있다면(그와 닮았고 또 유사한 성향의) 하찮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는 국가에 대해 걱정할 것이다.
-<존 치버의 일기> 문학동네 28p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