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다

by 메가스포어 megaspore

너한테서 나를 봤기 때문에 사랑에 빠졌고,


너한테서 나를 봤기 때문에 두려웠고,


너한테서 나를 봤기 때문에 너를 떠날 수 없었어.


내가 나를 어떻게 떠나겠어.


나는 두려웠어. 이 사랑이.


이 큰 감정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까봐.


늘 그래왔듯이. 또 그렇게 될까봐.


그런데도 너는 나를 계속 바라봐줬어.


울면서 엎드려있던 너.


우리는 서로를 본거야.


정확히 말하면, 서로의 상처를 마주한거야.


우리는 계속 우리의 상처를 마주보겠지.


우리는 왜 함께 있길 선택했을까.


우리는 희망을 본거야.


너가 있으면 내가 완전해질지도 모른다고.


채워질지도 모른다고.


너의 상처도 내가 채워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함께 한다는건 마주본다는 거야.


가만히, 아주 찬찬히, 우리의 안 예쁜 상처를.


너의 상처를 내가, 나의 몸으로, 나의 언어로, 나의 눈빛으로, 나의 입으로, 나의 모든 것으로 너를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희망을 갖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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