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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가스포어 megaspore Nov 09. 2022

쉬운 여자

신랑은 결혼 전에 회사 사람들이랑 룸싸롱을 가본 적이 있다고 했다. 가슴이 큰 여자(접대 도우미)가 옆에 앉았는데 그 여자의 가슴을 손으로 살짝 스쳤다고 했던 것 같다.


결혼 전이기도 했지만 그 가슴 큰 여자에게 질투는 나지 않았다. 신랑에게 늑대라며 화도 나지 않았다.


가슴이 작은 나는 가슴이 적당히 풍만한 여성이 부럽지만 그(런) 여자는 부럽지 않았다.


왜 그랬지? 아마 ‘그런’여자랑 나는 ‘급’이 다른 여자라고 느꼈나보다.


이런거 생각하면 난 자존감 없는 것 같아도 은근히 누군가에게는 우월감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중국에서 길을 지나가는데 무슨 정육점처럼 빨간 불이 커져있고 안에 화장을 진하게 한 옷을 적게 입은 여자들이 몇명 앉아서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참 이상하다. 왜 그(런) 여자들은 쉽게 보고 범죄의 대상도 쉽게 되는 것인지.


마땅히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하는 것을 내준 죄로 그런 취급을 받아도 싼 것일까.


신랑이 나에게 특별한 사람인 것은 나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공유하는 사람이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는 풍족한 것을 원하면서도 또 역설적으로 단 하나이길 원한다. 단 하나의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뭘까.


쉬운 사람이랑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뭐고 왜 우리는 쉬운 사람을 무시하는 걸까.


인생은 쉽지 않은데, 그래서 우리는 인생을 무시할 수 없는건가.


우리가 은밀한 속내를 여기서 공유하기에 우리는 가까워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길 가는 사람 붙잡고 내가 여기서 하는 얘기를 떠벌리면 “쉬운” 여자가 되는 것이다.


쉬운 여자를 사람들은 쉽게 대한다.


우리의 소중한 것을 우리는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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