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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가스포어 megaspore Nov 09. 2022

한사람만 꾸준히 좋아하는 일

다른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대부분 한사람만 꾸준히 생각하며 지내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바람은 아니지만 결혼 직전에도 은근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있었고 직후에도 있었고(심지어 포옹까지 하고 그 앞에서 울기까지 했다..)그냥 중간중간 결혼 후에 만나는 남자들에게 적당한 호감을 가지며 지내왔던 것 같다.


가장 최근에는 PT 트레이너 선생님을 좋아라 하다가 요즘엔 딱히 대상이 없다. 아, 있다. BTS^_^ 당당하게 외간남자를 눈치 보지 않고 좋아하며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당당하게 허락 받고 유유히 바람 피는 느낌.


근데 나는 여자라서 그리고 사실 인기도 딱히 없는 안경 쓴 까만 여자라서, 그냥 혼자 좋아라 하던지 나름 건전한 수준에서 늘 설레이는 감정을 가져왔던 것 같다. 설레임을 부부사이에서 찾으면 좋을텐데 매일 보는 사람보단 가끔 보는 외간남자한테서 그런 감정을 갖기가 더 쉬웠다.


건전하게(강조) 이남자 저남자 혼자 호감 가져왔는데 내가 보니까 난 그 사람을 좋아한다기보다 딱 어떤 느낌을 찾고 있는 거였다. 내가 신랑을 좋아하게 되었던 그 첫느낌, 그 순수한 그 느낌을, 진작 잃어버린 그 느낌이 누군가에게서 느껴지면 바로 신랑과 연애하던 때처럼 다른 사람에게 푹 빠지는 것이다. 어쩌면 상대가 누구든 큰 상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결혼 직후 외간남자를 좋아하게 되서 그 남자 앞에서 울다가도 그 자리를 뜨고 그 남자가 안 보이는 곳으로 가면 난 다시 신랑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돌아갔다.


가장 최근엔 트레이너 선생님에게서 그런 순수한 느낌을 받고 내 삶의 낙으로 삼았다가 이젠 그 헬스장을 안 가니 다시 신랑을 좋아라 하고 있다.


결혼 직후 외간남자에게 빠진 후 그 사실을 친구에게 말했는데 친구는 나에게 실망하며 나보고 그럴거면 신랑과 헤어지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지인은 나보고 괜찮다고 했다. 그럴 수 있다며. 다른 사람에게 호감이 갈 수도 있다고.


현재 나는 신랑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돌아왔고 또 머지 않아 다른 누군가에게 몰래 호감을 가질 것이다.


나쁜 건가? 아님 비정상적인가? 반칙인가?


그냥....... 이게 바람직한건 아닌지도, 진실한(?) 사랑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의 결혼생활은 꽤 괜찮게 유지되고 있다.


정말 백프로 진심 백프로 사랑이 아니어도, 섣불리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들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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