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시대에,
사람들은 여전히 자율성을 원할까?

by 켈리황

지난 2년 동안 많은 코치들과 코칭 회사들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비즈니스가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이 변화는 부분적으로는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하면, 학습과 개발(Learning & Development) 영역은 종종 가장 먼저 검토되는 분야 중 하나가 된다. 그 가운데 코칭 또한 논의되는 항목이다.


최근 흥미로운 사례를 하나 들었다. 코칭 회사의 주요 고객 중 하나였던 한 유명 글로벌 기술 기업이 지난 2년 동안 코칭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줄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거의 같은 시기에 그 기업의 성과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물론 조직의 성과를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잠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요즘 이 기업이 외부 교육 기관과 협업할 때 종종 이렇게 명확히 말한다고 한다.

“이건 코칭 요청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오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코칭의 가치에 대해 무엇을 증명하는 말이라기보다는, 불확실한 시대에 조직들이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관찰 - 요가 스튜디오에서


작년에 내가 다니던 요가 스튜디오가 문을 닫았다. 그곳의 강사는 코칭과 꽤 닮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강요된 교정보다는 몸의 감각을 스스로 느끼도록 독려했다. 수업 속도도 각자가 자신의 한계를 탐색할 수 있도록 여유가 있었다. 성장은 대부분 스스로 발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스튜디오는 문을 닫았다.


지금 다니는 요가 스튜디오는 꽤 다르다. 강사는 강하게 리드한다. 지시는 계속 이어지고, 자세 교정도 자주 이루어진다. 때로는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스튜디오는 꽤 잘 운영되고 있다.


이 대비를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왜 사람들은 스스로 답을 찾는 환경대신,
누군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주는 환경을 선택할까."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하는 부담


그 이유 중 하나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흔해진 현상과 관련 있을지도 모른다.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


오늘날 개인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진로 선택

재정 계획

건강 관리
자녀 교육
전문성 개발


예전에는 이러한 선택의 상당 부분이 사회적 구조 속에서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결정이 개인에게 맡겨진다. 그 책임과 함께.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인간은 구조와 명확성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 모호함은 정신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반면, 명확한 규칙과 방향성은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성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온전히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에 지친 것일지도 모른다.




자율성 위에 세워진 코칭


코칭은 본질적으로 자율성에 기반한 접근이다. 답 대신 질문을, 지시 대신 탐색을, 가이드 대신 오너십을 강조한다. 이 모델은 개인이 성찰하고 탐구하며, 자신이 선택한 방향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정신적·시간적 대역폭(bandwidth)이 충분할 때 특히 강력하게 작동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주변 환경 자체가 매우 불확실해질 때는 어떻게 될까.


이럴 때 사람들은 여전히 자율성을 선호할까. 아니면 조금 더 안정적인 구조를 찾게 될까.


사람들이 자율성을 거부한다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환경에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다.

구조가 어느 정도 이미 정해져 있고
기대되는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며
앞으로의 길이 부분적으로라도 제시되는 환경.


어쩌면 이유는...
끊임없는 의사결정 속에서 높아진 인지적·정서적 부담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떠오르는 개념이 하나 있다.


심리적 울타리(Containment)


즉 심리적 구조를 제공하는 환경이다.


명확한 경계가 있고,

기대가 분명하며,

방향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환경.


이런 구조는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지탱해 주는 틀이 되기도 한다.


불확실한 시기에는 이런 구조 자체가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경제적·사회적 불안정성이 높아질 때 지시가 분명한 교육 방식이나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가진 프로그램들이 다시 인기를 얻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사람들이 자율성을 더 이상 가치 있게 여기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자율성이 작동하기 위해서도 지탱해 주는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칭이라는 직업에 던지는 질문


이것이 코칭의 가치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질문은 남는다.


코칭이 개인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접근이라면,
세상 자체가 이미 끊임없는 자기 결정을 요구하는 환경일 때
코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시대의 심리적 환경이 변할 때 코칭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단순한 성찰만이 아니라 생각이 가능하도록 지탱해 주는 구조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덜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이루어질 수 있는 명확한 틀을 제공해야 할 시기일 수 있으므로.




리더십에도 같은 질문이 적용될 수 있다


이 고민은 코칭을 넘어 리더십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오늘날 리더십에서는 흔히 empowerment(권한 위임)이 이상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불안정한 시기에도 권한 위임이 항상 지원으로 느껴질까?


과제는 자율성과 지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미묘한 균형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방향은 존재하지만 주도권은 유지되는 환경

구조는 있지만 사고는 억압되지 않는 환경

자율성은 있지만 책임이 과도하게 개인에게만 쏠리지 않는 환경


이 균형을 찾는 일이 오늘날 리더십에 중요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




마무리를 하며...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 시대에 어쩌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한 번쯤 던져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정말 더 많은 자율성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때로는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하는 부담을
잠시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는 것일까.
man walking alone.jpg David McEachan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9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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