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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황 Jun 22. 2021

나는 얼마나 포용하고 있을까?

좌충우돌 글로벌 인재 되기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마케팅, Product Director를, 한국에서 아시아 영업 총괄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글로벌 인재가 되는 방법을 적을 예정입니다.


Racism (인종차별): Oppression of a specific race 특종 인종에 대한 억압 

Stereotype (고정관념): Assumption (concept) 추정, 상정 (개념)   

Prejudice (편견): Feeling 느낌 (e.g. 나는 게이가 싫어)  

Discrimination (차별): Action 행동 


(153) Privilege/Class/Social Inequalities Explained in a $100 Race - Please Watch to the End. Thanks. - YouTube


요즘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고객 한 명이 이 일을 전담하는 자리 인터뷰 준비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연히 이번 달 이 주제에 대한 수업을 듣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수업에서 Gender (성)와 ethnicity (민족성)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Gender를 생각하니 며칠 전 고객이 했던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남편이 방송국 PD인데 성공한 여직원들이 그렇게 남자들처럼 행동한다고 너무 싫다는 겁니다. 살아남기 위해 남자처럼 변하면 여자가 여자답지 못하다고, 그렇다고 여성스럽게 행동하면 성공하지 못하는.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상황인 겁니다. 강사는 마이너리티인 상황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백인 사회에 혼자 아시아인인 경우 적응 (Fit in) 하기 위해 그들처럼 행동하면 아시아인 같지 않다고 하고, 원래대로 아시아인처럼 행동하면 쟤는 우리랑 다르다고 하는. 어떤 경우에도 실패하는 일이 생긴다고. 


인종차별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니 예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흑인 상사와 중국 출장 중 공항 게이트 앞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중국인이 오더니 제 상사 앞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는 데, 또 다른 사람이 정확히 제 상사 앞에, 또 다른 사람이, 총 네 명이 제 상사 앞으로 새치기했습니다. 어이가 없어 화를 내려니, 상사가 제 팔을 잡더니 괜찮다고 하더군요. 몇 년 전 상해에서 2년을 살았을 때 이런 일을 수도 없이 당했다면서. 사실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살 때 미국인들이 나를 불편하게 했던 건 어쩌다 가끔이었고, 그때마다 기분이 나빴는데, 이 사람은 며칠에 한 번이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일을 당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수업이 계속 진행되는데 한 학생이 질문했습니다. 캐나다 백인 여자인데 자기는 남자만 있는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 그 자리에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결국 해냈다. 상황이 어려워도, 아무리 마이너리티인 어떤 상황에서도 내 자신감이 높다면 이겨낼 수 있는 거 아닌지 질문했다. 목소리도 좋고 좋은 의견을 잘 내는, 좋아하는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에 처음엔 놀랐다가, 이게 이 사람이 살아온 세상이구나 싶었습니다. 


내가 처음 미국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얘기를 했습니다. 나도 자신감도, 자존감도 높은 사람이었지만 미국에 가서 처음 3년은 많이 힘들었다. 내가 주류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하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있었다. 처음 당하면 '그래, 괜찮아. 잘 이겨내 보자'라고 마음을 잡는데, 잡힌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이 연속해서 생긴다. 나는 하나님께 매달림으로 넘어갔지만, 포기하는 사람들을 참 많이 봤다. 강사는 두더지 게임을 생각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하나를 때리면 또 하나가 올라오고, 또 다른 게 올라오고. 펀치를 계속 맞는 상황을 강하게 이겨내야 한다고,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강사는 두 가지 예를 더 들었습니다. 첫째, 자신의 상사가 백인 남자였던 적이 있는데, 부하 직원은 백인 남자, 백인 여자, 그리고 남미계인 자신 셋이었다. 그 상사는 좋은 사람이었는데, 회의 중 얘기를 할 때 백인 남자 한 번, 그리고 백인 여자, 다음엔 백인 남자 한 번, 그리고 남미계인 자기. 깨어있는 상사도 무의식 중에 그런 행동을 한 겁니다. 


이번엔 유럽 남자 학생이 질문을 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성별이 달라도 결국 능력만 있으면 그 모든 편견을 이겨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강사는 대답했습니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능력을 가진 한 사람은 백인 남자, 다른 사람은 아시아 여자라면, 여자가 몇 배의 노력을 더 해야 같은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그러면서 연구 결과 하나를 말했습니다. 똑같은 이력서를 이름만 바꿔서 채용 담당에게 보여주니, 백인 남자의 이름이 남미, 아시아계 이름에 비해 선택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수업이 끝나고 변한 게 없는 세상이 이상하게 달라 보였습니다. 나는 어떤 잣대를 갖고 어떤 차별을 해 왔을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차별을 당한 적도, 차별을 한 적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제는 더 깨어서, 어떤 선입견과 편견으로 세상을 대하고 있는지 자각하고 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입니다. 


Photo by Brittani Burn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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