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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황 Jul 11. 2021

다시 미국으로

좌충우돌 글로벌 인재 되기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마케팅, Product Director를, 한국에서 아시아 영업 총괄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글로벌 인재가 되는 방법을 적을 예정입니다.


싱가포르에서 2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정말이지 꿈의 시간이었다. 2월은 아직 싱가포르 겨울이라 날씨도 쾌적했다. 회사에서 제공한 아파트에는 풀장도 있었고, 위치도 회사에서 가까웠다. 천국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건 아주 재미있었다. 교통체증도 없고, 사무실과 집은 쾌적하고, 전화가 아닌 직접 얼굴 보고 일하고. 모든 게 완벽했다. 덕분에 일의 능률도 더 올라갔다.


싱가포르에 간 지 1개월 후, 조직 개편으로 우리 PD팀이 비즈니스를 하나 더 받게 됐다. 두 사람 일을 하게 된 건데, 예전처럼 불편하지 않았다. 하루 4시간 일하는 방법을 쓰면 되니까. 이번에는 두 개 비즈니스 성격이 달라 업무를 오전과 오후로 나눴다. 직원들과 빠른 팀워크가 필요한 원래 비즈니스는 오후에, 중장기 성격이 강한 

두 번째 비즈니스는 오전으로 하루를 구분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내 시간 배분을 알렸다. 다행인 건 두 비즈니스의 상사가 원래 비즈니스 상사로 한 명이어서 이런 내 방식을 이해해 줬다.


그해 3월 글로벌 미팅이 있어 미국 휴스턴으로 출장을 갔다. 일주일 일정이었는데, 두 번째 비즈니스 미국 PD가 퇴사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후임자 뽑겠지 생각했는데, 상사가 그 일을 나보고 하라고 했다. 승진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싱가포르에 온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싱가포르에서 너무 만족하며 현재 업무 시스템을 만드는 데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미국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상사는 한참을 나를 설득했다. 미안하지만 싫다고 하니, 그럼 그 해 말 승진시켜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나중에 시켜주겠다는 승진을 믿지 않는다. 내가 미국으로 온다면 그건 온전히 상사로서 너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출장을 갔다가 얼떨결에 나는 면접을 보고, 아시아 PD에서 미국 PD가 됐다. 비즈니스도 바뀌고. 귀국 일정을 한 주 늦추고 인수인계를 받았다. 일주일 후 퇴사하는 전임자를 붙들고.


이 모든 게 싱가포르로 옮긴 지 두 달 안, 미국 출장 가서 일주일 안에 일어났다.


인수인계를 받으며 '과연 잘한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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