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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황 Jul 21. 2021

네트워킹도 일이다 1편

좌충우돌 글로벌 인재 되기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마케팅, Product Director를, 한국에서 아시아 영업 총괄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글로벌 인재가 되는 방법을 적을 예정입니다.


직장인들은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소위 인맥관리를 하라는 건데, 나는 이게 그렇게 싫었다. 내게 네트워킹은 듣기 좋은 정치였고, 무능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실력으로 승부하면 되는데 왜 남들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며, 정치를 할 시간에 차라리 일을 더 하자는 생각이었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건, 관리자가 되고 나서였다. 당시 아시아 영업 이사였는데, 언젠가부터 다른 나라에 있는 우리 팀 직원들이 여기저기서 깨진다는 얘기가 들렸다. 싱가포르에 있는 직원은 싱가포르 지사장에게, 태국에 있는 직원은 다른 비즈니스 태국 상사에게.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직원들에게 잘못한 게 없으니 당당히 맞서라 얘기했다. 그런데, 이게 계속되는 게 아닌가? 가만히 보니 결국 우리 비즈니스를, 나를 우습게 보는 거였다. 처음엔 괘씸하고 속도 상했다. 나한테 직접 그러면 대놓고 덤빌 텐데, 직급이 높은 다른 팀 상사들이 우리 팀 직원들을 괴롭히니… 딱 내 자식들이 다른 부모들에게 혼나고 오는 느낌이었다. 내 식구가 혼나는 걸 그냥 볼 수는 없었다.  


우리 비즈니스의 힘을 키워야겠다는 싶으니 네트워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직원들 뒤에 내가 있다는 걸, 우리 직원들 건드리면 너도 힘들 거라는 걸. 회사의 아시아 조직도를 그렸다. 어떤 리더를 어떤 빈도로 만날 지 계획을 세우고 만나기 시작했다. 영향력이 큰 리더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려 노력도 했다. 그 관계 또한 다른 리더들이 볼 테니까. 노력을 한 지 6개월 정도 지나니 우리 직원들이 다른 리더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얘기는 차차 사라졌다.  


네트워킹을 계속한 또 다른 계기는 비즈니스를 옮겨 Product Director가 됐을 때였다. 원래 텃세가 심한 조직에 남들이 원하는 자리를 다른 비즈니스 사람이 꿰차서 안 좋은 시선이 많았다. 또 내 일 자체가 영업팀, 마케팅, 등 여러 부서 사람들을 움직여야만 가능한 일이었고, 그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았다. 하루빨리 조직의 영향력 지도를 그리고, 내 일에 도움을 줄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야 했다. 그 관계를 보고 내가 시키는 일을 할지 말지 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니 더욱.  


세 번째 계기는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발령이 났을 때였다. 경력자들이 많이 퇴사했고, 공장의 제품 수율은 최저였으며, 직원들 사기 또한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당시 상사와 조직의 기대는 문제 많은 그 조직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키는 거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은 VCT (Value Center) 팀을 꾸리는 거였다. 영업, 마케팅, 연구, 기술 지원, 공장장 등 팀을 꾸리니 11명이었다. 멤버들은 각 부서의 리더로, VCT에서 정한 전략을 자기 부서에서 실행하는 방식이었다. 11명 중 나를 포함 8명이 새로운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한없이 막막했다. 다시 나만의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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