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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lan Gyeong Dec 29. 2020

20대, 꽃 같은 꽃샘께

청하지 않은 조언을 하면 꼰대라던데...

항상 미소 가득한 꽃 선생님께!      





   꽃 선생님, 사람 인연이 참 모를 일이죠? 

 저는 면접만 해도 100번도 넘게 보며 새로운 사람과 일하다가 또 헤어지고를 많이 반복하다 보니, 그 사이에 이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의 설렘도 줄어들고, 더 이상 헤어짐의 아쉬움도 크게 느끼지 않은 그런 닳고 닳은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그런 제가 운 좋게도  맑고 순수하고 바른 성품의 선생님을 만나서 올해도 큰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모시는 마음의 신은 이름이 없지만, 그 신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선생님처럼 마음이 선한 사람을 알게 되고, 선생님께 신뢰받고, 작은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게는 나름 인생 성공 랜턴에 초록불 들어오는 일이거든요.      



    짐작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도 매일 출근하는 길 긴장이 돼요. 저의 직무는 바로 문제 해결인데,  아직도 그 문제들이 조금 무섭거든요. 매일매일 크고 작은 문제들이 튀어나오잖아요. 그런데 경험상, 그 문제를 혼자만 다 감당하고 짊어지면 마음의 병이 생기 더라고요!

 결국은 우리 누구나 다 똑같이 세끼 밥 먹는 사람들이잖아요, 철인이 아니고 ^^.  그 많은 테니스 공들이 마구 저를 향해서 튀겨져 오는데, 지난 몇 년간 선생님과 부장 샘~ 그리고 다들 착한 성품을 가진 모든 선생님들께서 그 공들을 같이 맞받아 쳐주시니까, 제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고 든든했는지 몰라요.           


   오늘은, 제20대 시절에 대해서 조금 나누어 보고 싶어요. 저는 가난한 아빠의 자식이었던지라, 가라고 하지도 않은 4년제 대학을 이 악물고 가서, 또 바보처럼 큰 흥미도 없는 전공을 택해서 4년이라는 시간과 재능을 크게 낭비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뭐 돌아보면, 그 등록금 내느라고 알바랑 과외하면서 남의 주머니에서 돈 빼오는 수완은 조금은 배운 것 같네요. ^^


 대학생 때의 저는 원래 아나운서 학원을 다니고 싶었는데, 너무 큰돈이 들 것 같아서, 우선은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해서 돈부터 벌고, 그 돈으로 다시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도록 일으켜 세우자 생각했어요! 오늘날, 저는 그 화려하고 똑똑한 아나운서가 되지는 못했지만, 어찌어찌 살다 보니 제가 가장 잘하는 일로 소소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덕분에 자립하고, 그 행복함과 감사함 속에 살고 있네요.



   그래도 지금도 이 일도, 저는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 그런 기약이 없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요. 분명히 학생들과의 수업이 즐겁고, 사회복귀를 원하시는 40대 주부 선생님들께 우선순위로 일자리 제공해 작게나마 우리 지역공동체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제 가슴이

벅차오르고 행복하답니다! 뭐, 제가 어느 날 돌연히 이제 저 먼저 떠나갑니다~ 할 수도 있고, 10년 후에는 훨씬 베테랑 원장이 되어 다른 곳에서 만날 수도 있겠죠?           





      하루는 신문 기사를 보고 충격받고 슬펐던 기억이 나요.  한 승무원 준비생이 여러 차례 승무원 시험에 합격을 못해서 자살을 했다고요, 그래서 저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삶에 어느 한 단계일 뿐인, 그 직업을 가져보지 못했다고 해서 삶을 포기할 정도로 그 직업만이 꼭 옳고 중요한 걸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의 저는,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을 아낄 줄 알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금씩 그것을 키워나가고, 그 재능을 자신을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해 쓰는 사람이 되어

나가는 그 과정 자체가 더 아름 고 값진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아! 돌이켜보니 제가 샘 나이 때를 지나갔을 때는, 사실 제 자신에게 참 미안했네요. 나를 더 아끼지 못했다! 자존감이 낮아 계속 제가 충분히 예쁘지 않고, 날씬하지 않고, 똑똑하지 않고, 부유하지 않아서 남자 친구조차 심지어 나의 경쟁 대상여기고 절대 지지 않으려는 나쁜 심보를 가졌었던 것 같아요.



 돌아갈 수 있다면, 조금 밥도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친구들이랑 더 먼 곳으로 함께 놀러 가며 추억을 쌓고, 나를 찬 남자 친구에게 한 번 제대로 매달려보고, 토익공부 열심히 한 만큼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학원도 좀 다녀볼걸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집안의 막내로서, 여자로서 기대되는 그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 말고, 나의 직감이 옳다고, 그르다고 말하는 마음의 목소리를 더 잘 들어주고, 화가 났을 때는 내 감정을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걸 더 빨리 익혔다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답니다.      





   청하지 않는 조언을 하는 사람은 꼰대라고 하던데, 저도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려니 어쩔 수 없나 봐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저의 실수들을  본보기로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워나갈 선생님의 20대를 간절히 응원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선생님의 몸과 마음과 재능을 소중히 하세요.      

저는 앞으로도 선생님과의 주어진 소중한 인연의 시간을 감사히 여기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보듬어 주는 큰 언니가 되도록 할게요.        


   


소중한  꽃 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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