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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Oct 09. 2023

"경제학과 내 삶: '경제학 콘서트 2'

경제학콘서트2 // 팀하포드 지음

합리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두 개의 물건을 저울질 해서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는 게 합리적일까? 아니면 그냥 내 취향대로 선택해서 자기 만족을 이루는 선택이 합리적인 것일까? 이처럼 합리적이라는 판단은 쉽게 내릴 수가 없다. 내게는 합리적인 판단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합리적인 판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의 기준을 알 수가 없는데 경제학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통계를 내고 분석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경제학자들은 항상 완전고용이라던지 하는 어떠한 전제 조건을 깔고 설명한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경제학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어차피 틀린 계산식과 이론을 뭐하러 공부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학의 시초를 다룬 유명한 사람들은 과거 시대 사람들이라 현재는 잘 모를 텐데 그와 같은 이론이 무슨 소용인가도 싶었다. 그래서 공부하는 내내 이런 수학식 계산을 왜 쓰는 건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약간 등한시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내가 한 식당을 보고 깨달은 바였다. 이 식당은 치솟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다른 식당은 금액을 마구 올려도 이 식당만큼은 올리지 않은 곳이었다. 음식 품질이나 식당 상태도 나쁘지 않음에도 가격을 유지했고 어느 날 식당 손님이 폭증한 것이었다. 줄을 서서 먹는 곳이 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전통 경제학에서 주장한 바가 들어맞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왜냐면 가격이 싸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본인들만의 취향이 있고 금액이 싸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는 편견과 함께 들어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고 전통 경제학에서 주장한 것처럼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증가하는 이론이 맞는 것을 보고 경제학을 비난했던 내가 잘못됨을 알았다. 그 이론은 틀린 이론이 아니고 맞는 이론이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합리적인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나의 생각은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이 변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움직이며 그 합리적인 판단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분석하는 일이 경제학을 공부하는 것이라 결론지었다. 물론 행동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여러 가지 휴리스틱과 관련한 내용은 아직도 내게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아무튼 이 책에서는 이러한 경제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 인종차별, 당신은 왜 도시에 살고 있는가, 산업혁명의 원동력, 말라리아가 세계경제에 끼친 영향 등 우리 삶에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경제에 대해 깊이 탐구한다. 어째서 다수에게 이득이 돌아가지 않고 소수만이 큰 이득을 누리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쉽게 생각하면 특권층이 본인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세습해 왔고 그러한 과정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나온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내용은 “남자가 감옥에 가면 여자는 대학에 간다”라는 대목이다. 남녀 성비가 균등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게 됐을 때의 문제점을 이야기 해준다. 남녀 성비의 단순한 비율 차이가 남녀의 교섭 의지를 바꾸고 판단을 내린다는 것에 기초한다. 쉽게 말해서 남자보다 여자가 조금 더 많다고 가정한다면 그 작은 차이가 결혼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 영향력은 결혼을 했더라도 계속 작용하며 우리의 실생활에 깊은 연관을 지닌다고 한다. 너 말고 다른 사람 만나면 되라는 인식이 삶의 태도를 바꾸고 현실 경제 체계 마저 바꾸어 버릴 정도니 이와 같은 통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경제학이란 이처럼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음에도 등한시하기 일쑤다. 이 책에서는 여성은 더 이상 과거에서처럼 아이만 키우는 삶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가치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더 이상 생존을 위해서 남자에게 기댈 필요가 없으며 이제는 기업들도 여성 인력에 대해 과거와 같이 떠밀려 할 존재로 여기지 않고 대우한다고 한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에 경제학을 공부해서 내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공부해야겠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결국 금리 조절을 통해 내려려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데, 아직도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에 한탕을 노리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다. 하긴, 공부를 안하면 모르는 사실일 것이다. 이렇게 계속 물가가 오르고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국가는 거품을 끄기 위해 금리를 올려서 회복하려 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떻게 대출금을 상환하려는지 걱정이다.


경제학은 개인의 합리적 판단을 분석하여 삶의 깊은 부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경제학 콘서트 2"는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탐구한다. 책을 통해 경제의 본질과 그 영향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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