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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ul 28. 2022

달콤한 노래를 읽고 -레일라 슬리마니

아이를 남에게 맡기지 말아라

이 책은 처음부터 “아기가 죽었다 “로 섬칫하게 시작한다. 심신 미약한 사람들은 보지 않기를 권한다. 물론 너무 디테일하게 잔인하거나 하는 그런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와 관련한 내용으로 나오니 참고하는 게 좋겠다.


책의 내용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그렸다. 흔히들 얘기하듯이 여성의 사회생활 진출과도 연관이 있다. 육아로 인해 여자로서 개인의 삶을 포기하기 싫었던 미리암이 보모를 채용하면서 생기는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보모(루이즈)와 의 관계가 이 책의 주요 포인트다. 너무 깊어지니까 이 삶 말고는 없는 삶이니까 놓고 싶지 않았던 보모의 삶을 그렸다.


책을 읽다 보면 약간 루이즈의 비참한 삶을 읽을수록 같이 텐션이 떨어진다. 그리고 내 삶에 가족이 없다면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약간 무섭다 채무독촉에 시달리고 일을 해도 월급이 차압되고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다는 게 생각만 해도 섬칫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가끔 뉴스를 보면 생활고로 인해 투신하거나 밖에서 노숙하거나 하는 것을 보면 아예 없는 이야기 아닐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여자는 남자의 물건이었고 하는 일은 아이들을 키우는 게 전담이라 그런 일도 없었겠지만 요즘에는 세상이 변해서 남녀 모두 일을 하니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 그러니 보모를 채용하겠지만 그 보모도 기계가 아닌 사람인지라 마치 가족처럼 갈등이 생긴다. 뭐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으로 서로 깔끔하게 끝났으면 좋겠지만 애정이 너무 강하면 그리 쉽게 헤어진다는 게 어려운 일인 거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강요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돌볼 수도 없고 결국 할머니뿐인가 싶지만 안 계신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은 결국 포기를 하는 게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 인생을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는데 이 아이들이 결국 커서 갈길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현타가 오지 않을까 싶다. 물론 쓸데없는 공상일 수 있겠지만 소설 속 이야기가 아주 없는 게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살인이란 정말 끔찍하지만 그에 버금가는 고통받는 삶도 그에 필적한다고 본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자 이것도 저것도 다 멘 터져서 저지르는 행위가 우리 사회에도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뻔하게 쓰는 거 같아 한마디 해본다. 이 책의 내용 결말은 자업자득이다. 자기들 편의 보려고 채용해 놓고 남의 개인 신상으로 면박 주고 기껏 아이들 열심히 키워서 정 붙여 놨더니 가라 그러니까 멘털 터진 거다. 안 그래도 개인 삶이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기깔나게 일해줬더니 돌아온 건 해고다. 뭐 소설이라 일부 과한 건 있지만 사람이라면 응당 로봇이 아니니까 정도 들고 그런 게 아니겠는가? 진정으로 마주하고 같이 했더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이 결혼하면 육아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다고 얘기만 들었지 어떤 것인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좀 느꼈다. ”애들이 날 산채로 잡아먹는구나”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인상적이었다. 아이 키우는 게 그 정도 마음이 든다고? 하면서 놀라웠다. 죽이고 싶은 4살이라더니 어린아이한테 쓰는 표현이 좀 과한 부분이 있지만 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가끔 그런 걸 보면 우리 부모님들은 그걸 다 어떻게 이겨내고 키우셨나 모르겠다. 처음에는 약간 아니 뭐 이런 내용을 책을 썼데 하면서 읽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결국 모든 페이지를 읽고 루이즈가 정말 다 죽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이니까 독자들한테 상상하라고 시켰겠지만 작가 글의 흐름상 얻지 못하는 건 모두 죽이고 나도 죽는다로 끝냈을 것 같다.


책 제목이 달콤한 노래 더니 약간 악마의 속삭임 같기도 하고 역시 너무 잘해주는 사람은 경계를 해야 한다.

차라리  처음에 면접본 필리핀 사람을 쓰는 게 나을 뻔했나 아니면 그 마그레브 출신인가 그토록 싫어했던 그쪽 계통으로 뽑았어야 했다. 역시 이놈의 감을 믿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소설이니까 그런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내가 볼 때는 아니다. 우리가 오래 살집을 찾을 때도 세부적인 것은 안 보고 그냥 살만하겠네 하다가 낭패를 보는 것이다. 아니면 루이즈에게는 애석하지만 하루 일 시켜보고 너무 잘해서 수상해 라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풀지 말고 경계해서 바로 해고했어야 했다. 이미 일이 터지고 나서 수습하려 해 봤자 다 지난 일인 것을 안다. 하지만 그래도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크다 “ 더니 과연 없는 얘기가 아닌 것 같다. 아당이 루이즈 목소리만 들어도 반응하는 걸 보면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점점 세뇌가 되는 게 맞는 거 같다. 사상도 생각도 행동도 같이 지내면 지낼수록 그렇게 비슷하게 되어 가는 걸 보면 내 아이는 남한테 함부로 맡기는 게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쉽게만 생각했던 보모에 대해서 또 결혼 후 아이가 생겼을 때의 갈등을 미리 접함으로써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줘야겠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 배려라는 책에서 가족은 축복이라 했는데 이 책을 보면 축복인데 관리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여준 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를 정말 내 아이처럼 아니 내 아이도 힘든데 돌보는 유치원 선생님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그러니 그토록  유치원 내에 CCTV 설치니 뭐니 해서 감시하나 보다. 본인들도 감당 못할 것을 유치원 선생님들한테는 하라고 하니 쉽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은 원래 자기 개인적이고 아직 남을 위할 줄 모르는 덜 자란 상태이지만 그런 것을 바로 잡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결혼을 안 하는 이유도 실은 이런 내용을 먼저 결혼한 다른 사람에게 간경험을 함으로써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아닌가 싶다. 나 혼자 살면 내 생각대로 살고 나 하고 싶은데로 하며 편하게 사는데 굳이 결혼을 해서 위와 같이 힘들면 살 필요가 있나 싶을 것이다. 예전에는 남자만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여자들이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왜 우리만 아이 키워? 약간 이런 생각이라고 해야 하나 실제로 남자들은 대부분 하기 싫어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이 정도 생각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결론을 어느 정도 지어 놓고 있으면 더욱더 많은 사항을 결론 지어 놓고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간은 진화하면서 살아왔다고 하니 당장 우리부터라도 고정관념은 좀 탈피하고 서로에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생각하며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좀 적게 하고 가정에도 충실하면서 사는 건데 이놈의 돈이 뭔지 사람을 노예처럼 삶을 부려 먹으니 문제인 것 같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했거늘 먹고살려면 해야만 하니 무한 루프가 따로 없다. 내가 이 책의 남편 폴이었다면 나는 와이프인 미리암에게 일을 못하게 했을 거 같다.


가부장적 이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니 만약에 죽어도 포기 못했다면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애들 돌보기를 선택했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생각도 안 했겠지만 읽었으니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나보다 돈을 잘 벌었을 때의 이야기다. 돈도 별로 못 버는데 한다고 하면 말리는 게 맞다. 그냥 쉬고 싶다면 좀 친정에 보내는 게 좋을 거 같다. 너무 극단적으로 보모 써야 돼 하면 무조건 결사반대다. 그럼 그때는 달콤한 노래라는 이 책을 권유해주고 극단적인 상황이 있더라도 끝까지 읽으라고 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잔인하지만 교훈이 깊게 박혀 있는 효과적인 소설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부모들에게  ”아이는 함부로 남에게 맡기는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너의 그 출

사욕 때문에 한 가정이 파탄날 수 있다는 경고인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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