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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Apr 30. 2024

"추리의 미로"

작가의 슬럼프와 독자의 이야기

명탐정의 저주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책의 첫 표지부터 강렬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


뭐가 안돌아온다는 건지 궁금해서 읽지 않을수 없었다. 이렇게 오늘도 홀린듯이 그의 책을 읽는다. 이번 책의 내용은 작가가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 처한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그 슬럼프를 극복하는 여정이라 할수 있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단순한  범죄 맞추기 퀴즈가 되어가고 실질적이지 못한 플롯으로 인해 독자의 감흥이 떨어지자 작가는 좌절한다. 어떻게 하면 극적인 반전을 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결국 한줄도 써내려가지 못한 작가는 이내 슬럼프에 빠진다. 하지만 그러한 푸념을 과거에 써놓았던 책속의 등장인물들이 듣기라도 한듯 작가에게 그렇지 않다고 변론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그 상황은 "이세계"시리즈 물과 같이 책속의 세계로 난입하는 형국으로 진행되어 흥미를 자극한다. 작가는 자신이 쓴 밀실트릭 글에 직접 뛰어들어 사건을 파헤친다. 밀실트릭의 비밀은 책속의 세계에서는 작가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자신이 탐정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단서를 찾고 사건을 수사하실트릭의 비밀을 아낸다. 그렇게 여러개의 사건을 해결한 작가는 어느덧 추리소설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만든 등장인물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듯이 자신 또한 작가로서 해야할 일을 인지하게 되면서 끝이 난다.


나도 어느순간 부터 그의 책을 읽을때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건데?' 하면서 마구 페이지를 넘긴 기억이 있다. 그 트릭이 대체 어떻게 진행된 것이며, 범인이 누구였길래 그런건지 알고 싶었다. 결국 끝에 가서는 아 그사람이었구나 하면서 끝이 날때면 약간 허무함을 느낀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과정을 몇번 겪었더니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초반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처음부터 거짓말을 일단 깔고 시작 하겠구나 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책을 읽었다.


또한 일부러 독자들을 속이기 위해 작가가 써놓은 트랩도 피해가며 읽으려 노력 했다. 끝에가서 역시 그였구나 할때는 약간 실망한 것도 사실이다. 초반에야 잘 몰랐지만 어느정도 그의 패턴을 알게되자 약간 감흥이 떨어졌다. 물론 그렇다 해도 재밌지만 처음과는 달랐다. 그런데 그러한 점을 작가도 알고 있었는지 그에대해 언급하는 것을 읽으면서 작가도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책을 공장처럼 어려편을 마구 찍어내길래 상상력이 무한인줄 알았더니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던것 같다. 그도 창작의 고통을 받고 있었다니 새삼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끝으로 이번책의 내용은 다소 진부하거나 흔한 스토리라 여겨질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 추리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 이었다. 예를들어 저녁식사를 다같이 하고 있는데  누군가 갑자기 와인을 마셨을 뿐인데 죽는다거나,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탐정의 말에서 그러한 점을 느꼈다.


이번에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범인을 색출하고 등장인물들의 말 한마디들을 심도있게 분석하면서 추리소설의 본질에 빠져든 느낌 이 개인적으로 만족한 책이었다.


이야기의 결말도 분명 중요하지만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메세지를 잘 받은 느낌이다. 내가 해석한 메세지는 이러하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는 비밀에만 국한 되어있는게 아니고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 느낀다. 그리고 그안에 숨겨진 교훈을 깨닫는다면 진정한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럼프 마저도 책으로 만드는 그의 글에 다시한번 놀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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