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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ul 27. 2022

생존 커피를 읽고

생존 커피 리뷰

작가: 최하나
읽은 기간 : 1일

커피를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커피를 싫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예전에 개인의 시간을 돈처럼 사용하여 커피를 사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주 인상 깊었다. 내 목숨으로 커피를 사서 마신다는 설정이라니 왠지 거부할 수 없었다.
우리 일상에 커피가 없다면 어떨까 다른 대체제로 채워졌을까 싶다. 그 쓰면서 달콤한 맛 혹은 쓰면서 풍미가 있는 아메리카노의 맛을 어떤 게 채워줄지 의문이다.
일상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것은 우리의 삶의 한 부분인 것 같다. 작가가 커피에 대한 애정을 깊게 나타낸 것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이다. 물론 작가처럼 그 정도로 마실 건 아니지만 말이다. 하루에 8잔을 마시는 게 가능한 건가 싶다. 입에커피가 나올 것 같을 텐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는 걸 보면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흔히들 사회생활을 첫 시작 하면서들 커피의 맛을 알게 되는 것 같은데 작가 또한 그러한 것 같다. 커피로 위안을 얻었다는데 아마 작가 본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 같다. 홀로 외롭게 싸웠다는 내용이 주로 나오는데 그때마다 커피가 위로해주었다는 것을 보면 아마 많은 의지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너무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작가가 본인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서 잘 배워간다. 그렇게 까지 마실 생각은 물론 없지만 말이다. 커피 마시려고 머신까지 사서 먹는다길래 그 귀찮은걸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배달로 가는 것 같다. 종류가 한정적이니까 그런 거라 했지만 아마 귀찮은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지저분한걸 싫어하는 미니멀리스트라는 것과 중간에 분리배출이 어쩌고 하는 걸 보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므로 책방을 차린다는 것과 커피점을 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아주 훌륭한 선택으로 보인다. 책방은 작가가 누구한테 들었듯이 먹을 거로 남기려면 결국 서비스업인데 책 읽을 시간 같은 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커피도 마찬가지로 손님을 상대하는 일이니 내가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 같은걸 부린다는 것 있을 수 없다. 쉴 새 없이 커피를 마시는 저자가 일만 하고 커피를 안마 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예전에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 알바를 한 적이 떠오른다. 알바를 하는 친구들은 모두 젊다 그렇다는 건 일하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는 것이다. 즉 내 최대치를 사용해서 일해야 한다 그것은 여유가 있을 수가 없다. 하물며 본인이 카페를 차렸는데 커피를 마시면서 일한다? 이건 불가능하다. 장사가 아예 안돼서 손님이 없으면 모를까 그러면 가게는 차릴 이유가 없었다.
지인들이 작가의 성향을 꿰뚫어 보고 아주 정확히 잘 말렸다. 본인 자체도 작가인지라 자신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잘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귀찮고 지저분한걸 극도로 싫어하는데 서비스업을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작가 성향을 보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하고 잘 친해지지 못하는 성향으로 보인다. 가게는 결국 그 사장의 성향을 보고 오게 되어있는데 책을 많이 읽고 싶어서 책방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커피를 한다? 이거는 불가능하다. 그냥 손님으로 가서 돈 주고 사보고 사 먹는 게 진리다. 잘 포기했다 작가가 왜 포기했는지 모르지만 작가가 선택한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커피 중독자의 얘기를 계속 읽고 있자니 나도 커피 중독자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커피를 작가처럼 많이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루에 1잔 정도는 먹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게 내 위를 망치고 몸을 망치는 거라니 충격이었다. 권장량이 있겠지만 거의 뭐 콜라와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튼 몸에 안 좋은 건 무지 맛있다. 몸에 좋은 건 거의 무조건 맛이 없고 왜 그런 걸까 카페인이 몸에 좋은 거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러면 진짜로 작가는 커피를 물처럼 마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도 커피는 좀 줄여볼까 생각해본다. 어쩐지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게 나도 어느 순간 위에 탈이 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동질감을 느낀다. 단지 작가는 그 선을 넘어서 탈이 난 거고 나는 아슬아슬한 순간에 위치한 건 아닐까 한다.
커피를 먹지 않으려고 읽은 건 아닌데 작가가 본인 일상 속에 커피 마시는걸 너무 표현을 잘해서 인지 읽는 순간 나도 커피 마시다가 같이 병원행을 겪는 느낌이었다.
이 정도면 커피는 거의 독극물이 아닐까 싶다. 조금씩 독에 중독되어 가는 거다. 일종의 마약 비슷한 느낌인 것이다. 각성의 효과가 마약처럼 센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잠이 안 오고 약간의 각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아 결국 약에 중독이 된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몸이 안 좋고 또 원하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는 마약중독자 그게 작가다. 물론 운이 좋아서 그 대상이 커피였던 것이지 오히려 커피한테 감사해야 한다. 술이 아니고 담배도 아니고 커피라서 그 정도였던 것이다.
작가가 디카페인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 약에 중독되었으니 1주일을 넘기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극복하려면 내가 볼대 디카페인도 끊어야 한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욱 커피를 끊이 힘들 것이다. 그걸로는 부족한 걸 채울 수가 없으니까 더욱 원하게 된다.
예전에 담배가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 이야기는 헛소리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뇌가 담배를 피우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처럼 보여준다고 하는 거라고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했다. 커피도 거의 담배와 같다. 우리는 이제 몸을 위해 물만 마시고 살아야 한다. 뭐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러냐고 하겠지만 이제 세상은 변했다. 앞으로의 우리 인간은 거진 100세까지는 무난히 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커피로 인해 몸이 망가지면 몇십 년을 그것 때문에 고생하다 죽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5~60세만 돼도 나이가 엄청나게 많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그 나이를 이미 초월하고 내가 30대 후반 막바지에 접어들어보니까 그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오는 것 같다.
아마도 지금 관리를 하지 않으면 병으로 고생할 나이가 점차 빨리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죽고 싶지 않은 건 공통된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담배를 일순간에 끊어 버리는 것처럼 커피에 중독된 삶도 끊어 버려야 한다. 작가의 외로움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책을 쓰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면 덜 외롭다던데 작가를 보면 그것도 아닌가 보다. 너무 혼자만의 삶에 빠져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끝으로 이 책에서 작가가 이직을 여러 번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왜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 일들 뿐인지 혹은 꼭 그렇게 주말까지 일을 시켜야 하나 퇴근 시간까지 부려 먹어야 했었나 하는 생각이 나도 작가처럼 같이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풍조가 많이 생겨서 좀 덜 한 것 같지만 진짜 그놈의 눈치게임 너무 하기 싫었다. 퇴근 시간이 되어도 집에 가지 못하고 속박되는 느낌. 허락을 받아야만 편하게 갈 수 있는 그놈의 어릴 적부터 학습되어온 마음이 문제다. 부당한걸 부당하다고 얘기하지 못하는 삶이 어떤 건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마치 위에 사람들은 우리도 그걸 다 했으니까 너네도 그걸 해라고 이야기하는 충고들. 아마 그런 것들이 싫어서 글을 쓰는 것 같다.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통제를 받지 않기 위해서 정해진 규칙을 하기 싫어서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글쓰기는 그래서 하는 건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커피가 아닌 다른 차에 흥미를 얻어서 그걸 계속 마시는 쪽을 추천해 본다. 난 최고의 커피란 결국 날 자극하는 단짠단짠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찌개에도 msg를 첨부한 게 깊은 맛을 자아낸다고 하지 않았는가 극상의 맛은 결국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과 같다고 본다. 현명한 작가이니 곧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유지해 나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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