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새해가 되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자 마음먹는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올해, 나는 방송대학원에 합격했다. 2025년 8월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한 뒤 맞이한 또 하나의 시작이었다.
보통은 학사 학위 취득으로 만족하거나, 다른 학과에 지원해 배움의 폭을 넓히는 선택을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다음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제는 석사가 되고 싶어졌다. 단순히 가방끈을 늘리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 나 역시 무언가를 연구해 보고 싶었고, ‘논문’이라는 이름의 글을 직접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방송통신대학교에서 학사를 취득했으니, 방송대학원 역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엔 그 정도의 가벼운 판단이었다. 그러나 막상 지원을 준비하며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여러 서류를 하나씩 작성해 나가다 보니 상황은 달라졌다. 왜 이 학과를 선택했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결국에는 나 자신에 대해 써 내려가야 했다.
모든 글을 마치고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봉투에 넣어 우편으로 발송하고 나니, 그제야 두려움이 밀려왔다. 마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해 두고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기분과도 비슷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류 통과 안내를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면접뿐이었다. 경쟁률이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다. 미달이 아닌 이상, 나는 분명 경쟁이라는 구도 안으로 들어온 상태였다.
서류를 통과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내 경력에 큰 문제는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대학원이라는 공간이 과연 내가 가도 되는 곳인지, 그 질문만큼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면접에 대한 불안감을 안은 채 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으로 향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한 탓인지 건물 문은 아직 닫혀 있었고, 나는 한동안 주변을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학교 앞에는 시위를 알리는 트럭 한 대가 서 있었다. 무엇이 그들의 불만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생각은 엉뚱한 데로 흘렀다. 날씨는 제법 추웠는데, 시동도 켜지 않은 채 안에서 버티고 있는 걸까 하는, 다소 단순한 상상이 떠올랐다. 긴장 속에서 나온 쓸데없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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