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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Oct 20. 2022

동급생을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옮긴이 양윤옥

이 작품은 고3 학생들의 내용을 담았으며 교사를 싫어하는 남학생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몸이 좋지 않은 여동생이 있으며 혹여라도 실수해서 몸이 좋지 않게 될까 봐 걱정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이 내용이 이후 전개에 중요하게 나오지만 초반부에는 이유모를 설명만 있다.  

    

이 저자의 책은 주인공도 갑자기 범인이 되는 때도 있고 죽은 사람이 뜬금없이 다 꾸민 일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책도 그러려니 싶었다. 역시나 그랬으며 마지막 반전 내용도 사실 시시 했다. 어떤 사람이 한줄평으로 가끔 죽은 여주인공이 생각난다길래 무언가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사실 보다가 좀 지루한 면이 있었는데 은근슬쩍 뒷내용이 궁금해서 다 보게 되었다. 단지 읽다 보면 자꾸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이 생각났다. 추리소설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누가 범인이고 왜 했을까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한 사람의 죽음을 전제로 여러 사람이 얽히고설켜있는 내용이다. 주인공에게 계속 죽은 여자를 사랑했냐고 경찰이 추궁하는데 처음에는 그러려니 싶었다. 역시나 그게 중요한 내용이었으며 사건을 푸는 열쇠라는 게 포인트이다. 결말을 스포 할 수는 없으니 내용 얘기는 여기까지 해야겠다. 

     

문득 학창 시절에 교사에 대해서 나도 싫어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생각나는 책이었다.

책 내용과는 무관하다. 단지 학교 생활이 나오는 대목에서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집이 어려웠던 적이 있다. 아버지 사업이 위태위태 할 때인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버지가 집에 오면 혼만 내서 싫었고 공부하라는 얘기가 그렇게 싫었다. 물론 공부 자체는 아주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근데 반항심에 안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담임선생에게 야자 시간에 소설책 읽다가 걸려서 매를 엄청 맞았다.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다. 어차피 할 것도 없고 시간도 안 가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를 못 했다. 그렇다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훈계도 없었다. 그냥 맞기만 했다.


어떤 의도였는지도 모른 채 그냥 맞아서 억울했다. 그렇다고 공부할 마음이 없는데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는 게 고역이었다. 그래서 한 번은 펜을 잡고 돌리기 연습만 했다. 

    

그래도 너무 시간이 가지 않았다. 왜 그렇게 붙잡아 놓고 공부시켰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지금에 와서 보니까 선생들은 아무 생각이 없던 것 같다. 그저 공무원이었으며 애들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때는 학교를 가지 않으면 무슨 범죄자가 되는 줄 알았다. 그렇다고 집에다가 야자를 안 한다고 얘기하면 불벼락이 떨어진다. 그런 애들이 태반이었다.  

   

이 책의 저자도 그래서 선생들을 싫어했다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격하게 공감했다. 학교 선생보다 차라리 학원 선생님이 나았다. 가끔은 놀게도 해줬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게 가장 어렸을 때 얻은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한 번은 담임에게 따귀를 맞은 적이 있다. 물론 졸다가 걸려서 이다. 밤늦게 게임했다. 학교에서 내내 붙잡혀 있고 그다음에 학원에서 또 잡혀있으니 그 끝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늦게까지 게임했으니 학교에서 졸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수업 진도도 못 따라갔다. 근데 담임이 따귀를 때려서 코피를 흘렸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상해죄로 신고를 했어야 했는데 어린 게 죄다.    

 

교사라는 사람들이 싫었다. 정말 꾸역꾸역 버티면서 학교 졸업했다. 그 선생이 생활기록부에 

악플을 남겨서 많이 고통받았다. 물론 원인제공을 한 내가 문제였다. 그렇지만 단 한 번도 담임인데 자세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다. 어린 마음에 상처받았지만 세상은 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때였다. 그리고 현실 회피라는 게임이 그렇게 좋았다.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떨어져 게임을 하면 즐거웠다. 동네 피시방에서 알바를 하게 되면서 돈도 얻고 게임까지 하고 그 안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오히려 삶이 즐거웠다. 


차라리 독립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에 결국 집은 망했고 나는 군대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전역했고 이후에는 오히려 가족밖에 없으니까 가족과 친해졌다.  

   

왜 예전에는 그렇게까지 공부를 하라고 못되게 굴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냥 귀찮아서였을까 아니면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그랬을까 하면서 의문이 생길 정도다. 

    

그래서 나름 결론을 냈다. 그때 그 선생들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런 거다. 즉 별 관심도 없었으며 그냥 얻어걸린 거다. 그 어떤 사명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월급 받는 공무원일 뿐이다. 그러니 남에게 관심이 있을 턱이 없던 거다. 그리고 부모님 또한 내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니고 본인들 하고 싶은 것만 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부모님도 교사도 다 그냥 사람인 걸로 치부했다.    

  

차라리 내 갈길 떳떳하게 이야기하고 삶을 내가 주도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지금은 그리 하지만 좀 더 빨랐으면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야기가 중간에 샜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오래간만에 잊고 있던 학창생활 때가 떠올랐다. 아직도 그런 교사들이 있겠지만 더 이상은 없었으면 한다. 공부라는 건 학생 스스로가 찾아서 하게 하고 교사는 강제로 혼만 내는 게 아니고 좀 더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인성 좋은 사람을 교사로 뽑았으면 좋겠다. 이래서 엄마들이 학교를 가려서 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왜들 그렇게 집 가까운 데로 보내지 왜 멀리까지 공부하는 학교로 보내려고 했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교사들 구성원과 시스템이 좀 더 나아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모두가 강제로 교육시키는 시스템이 아니고 분명 좀 더 학생들에게 폭력적이지 않고 인성이 좋은 사람들이었을 것 같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그리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수준 낮은 학교란 원래 그런 곳 인가 보다. 어쩐지 선배들도 그리 좋은 학교에 많이 가지 못한 걸로 기억한다. 결국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법인가  

   

끝으로 이번에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저자의 글에 또 한 번 감탄한다.


도대체 이 상상력과 내용 전개들은 어떻게 생각해 내는 걸까


문하생이라도 되어서 배우고 싶을 정도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 배울 게 없다고 가끔 생각하는데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더욱 현실적인 것 같고 내용이 마치 실생활이라도 믿을 것만 같다. 너무 사람을 신격화하지 말라고 배웠는데 이번에도 좋았다.     


아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몰입력만큼은 최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책에서 저자 소개에 나오길래 에이 설마 했는데 그런 것 같다. 남의 나라 사람인데도 이렇게 몰입되는 걸 보면 저자가 참 대단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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