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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Oct 21. 2022

방과 후 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양윤옥 옮김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이다. 1958년생인 그가 20대에 쓴 책이라고 하니 솔직히 읽기 전에는 내용이 너무 옛날 내용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책이라는 게  항상 최근에 나온 책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방과 후라는 건 학교 끝나고 일어나는 취미활동에 관한 내용인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다. 

이 작가의 키워드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책인 것 같았다. 


연애 운동 살인 경찰


거의 모든 내용이 남자와 여자 얘기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라서 그런 걸까

   

책 이란 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1980년대에 나온 책인데도 전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에도 그런 배경일 것 같았다.

사립여고 배경에 양궁부에 체육교사 수학교사에 밀실 탈의실 그리고 교장과 관련한 내용들

외부에 문을 자물쇠로 잠그는 형식 등 어찌 보면 아직 시대는 많이 변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여러 권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은 독자로서 범인을 찾기 위해 생각했다. 

이번에도 전혀 아니겠지라고 하는 사람이 범인이겠지 하면서 추리했다. 

근데 의심은 했는데 정작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형사가 하던 말 중에 말하지 않는 특정한 계기는 알아낼 수가 없다는 말에 동의하는 바였다. 작가가 빙빙 돌려서 말하거나 갑자기 다른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알기가 힘들었다. 결국 이번에도 실패했다. 역시 포기하고 읽는 게 답이다.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보면 자꾸 범인 찾는 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형사처럼 직접 추리하고 싶은 생각이랄까(현실에서도)


결말 부분에는 항상 범인을 밝혀내게 돼서 묶여 있던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현실에는 이런 치밀한 범죄를 기획해 낸다면 결국 미궁에 빠진 것도 많을 것이다. 이런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사람이란 저마다의 사정이 있으니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는 걸 느꼈다.   

  

신나게 추리한 걸 알아내서 누군가에게 얘기하는데 그게 범인이었고 그걸로 죽게 된다.

말을 함부로 내뱉지 말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가끔은 나도 쉴 새 없이 떠들 때가 좋았는데 책을 읽어서인지 난 오히려 말이 적어진다. 말조심의 필요성을 느껴서 일까   

  

주인공이 경찰에게 보고하지 않을 때마다 왜 얘기를 안 하냐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함부로 떠들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는 걸 느꼈다. 이번 책의 교훈은 입조심인가


사소한 일로도 죽음을 당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책이다. 나에게는 사소한 일이지만 남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일이니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런데 마지막에 좀 아니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남편이 아무리 꼴 보기 싫어도 그렇지 사귀는 남자한테 남편을 칼로 찌르게 한건 정도가 어긋났다. 그럴 거면 그냥 이혼하지 말이 안 되었다.


아무래도 작가가 극적인 반전포인트를 주기 위해서 쓴 것 같다. 아무 관심도 가지지 않으면 남에게 칼 맞게 된다가 교훈인가 보다. 

     

그냥 생계를 위해 하던 재능을 살려서 엄마 말 듣고 백으로 들어간 사립학교인데 학생들한테 이용당하고 마지막에는 칼 맞고 죽음이라 씁쓸했다. 물론 형편이 어렵다고 아이를 지워서 마지막에 칼 맞은 결말일 것이다. 그게 아니었으면 죽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오늘도 책 1권을 읽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모든 책이 이 책처럼 술술 읽힌다면 1,000권도 아니 만권도 금방 읽을 텐데 아쉽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독서하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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