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와 불평등을 읽고

홍세화외 지음

by 대건

능력주의는 신 귀족체계 다. 날 때부터 3루수였는데 본인이 3루타를 친 걸로 착각한다. 금수저를 빗대서 하는 표현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삶이 정해져 있다. 옛날 노비, 평민, 귀족 이 존재했던 시절도 아닌데 현세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능력으로 사람을 판가름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능력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게 굉장히 공정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본인의 노력으로 얻은 성과이며 당연히 누려야 권리라고 말이다. 노력의 대가이며 그런 결과는 아무나 얻을 수 없는 게 타당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시험을 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들어가지 누가 머리 싸매고 공부하냔 말이냐고 하면서 말이다.


무임승차라고 까지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규직들의 반발은 타당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그런 공부의 대가로 인해 우리 사회가 차별을 불러일으키고 지배계층이 된다는 말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능력으로 인한 분배는 공정하다고 여겼지만 그게 세습으로 이어지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다는 게 문제였다. 공부라는 것은 학교 교육과정만 꾸준히 듣는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학원비를 넘어서 고액과외를 받고 관련 지식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 얻을 수가 없다. 노력을 빙자한 세습이다.


미쳤다고 학부모들이 비싼 돈 들여가면서 공부시키는 게 아니다. 사회적인 구조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장된 삶을 살 수 있기에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좀 씁쓸하다. 책에서도 나왔지만 부모형편이 도와줄 여력이 안되거나 배움이 늦은 사람들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힘들일을 할 수밖에 없고 위험에 직면한 일들이 많으며 자칫 본인의 자존감 하락으로 인해 어려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게 정말 민주주의 삶이고 지배계층이 없는 삶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책에 나와 있듯이 2010년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프로필을 보면 고학력자가 아닌 전문대 생이거나 별로 유명하지 않은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라를 지킨 건 그들이다. 사회적인 지위를 높게 가졌다면 그에 따라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커야 함에도 고액의 연봉을 받거나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것이다. 귀족사회와 전혀 다를 게 없다. 정말 그들이 원해서 얻게 된 지위인 것인지 세습받은 건지 안 따져볼 수 없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슴에 손을 열고 부모의 재정적 도움이 하나도 없었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사회구조로 인해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쟁만을 일삼는 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공부를 단지 취업의 도구로 쓰이고 지배계층으로 가기 위한 사다리가 계속되는 이상 앞으로도 어려운 삶은 계속될 것 같다. 그래서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줄 때 좀 나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는 바이다.


정답만을 찾는 것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는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에 회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것을 놓고 보았을 때 회사에 실질적이 도움이 많이 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주는 일은 결코 옳지 못하다고만 할 수 없는 것 같다. 보상심리가 분명하고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에 찬성하는 바이다.


능력주의로 인해 차별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는 능력주의에 신봉하는 것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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