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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냠냐미 Feb 18. 2024

07. 항상 긴장되는 면접

언제쯤 면접 고수가 될까

단언컨대 면접은 항상 긴장된다. UPP 면접도 예외는 없었다.

복장이 정장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오랜만에 면접복 대여점에 가서 자켓이랑 블라우스를 대여해서 갔다.(난 정!장! 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세미정장 상의만 있었기 때문에... ) 복장 때문인지 묘하게 긴장감이 더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이게 정보가 정말 없으니까 준비 방향성이 잡히지 않아서 면접 준비 과정이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한국어 면접 / 영어 면접

아무래도 항공대든 한항전이든 UPP 과정에 대한 면접 정보가 정말 부족하여, 항공사 조종사 입사 면접 후기를 찾아보았다. 이를 통해 조종사 자질, 조종사로서의 비전 등에 대한 조종사 입사 면접 단골 질문을 확인할 수 있었고, 대략적으로 훈련생부터 조종사까지의 삶을 그려보며 면접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답변은 한국어/영어로 준비했다. (영어는 회화 수준만 확인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J로서 한국어 예상 질문과 동일하게 대비했다)


2. 운항적성 검사

시뮬레이터는 몇 만 원씩이나 주고 학원 같은 데서 배우기 너무 아까워서 유튜브에서 비행 시뮬레이터 입문과정 영상을 찾아보았다. 대략적인 원리와 노하우를 머리에 집어넣고, 허접한 수준의 무료 시뮬레이터 게임으로 약간의 실습을 해보았다. 물론 정말 허접한, 국어 모의고사를 봐야 하는데 강아지똥을 읽는 수준의 준비였으나 심적으로 안정이 되는 것에 만족했다.


대기실에서 영어면접/운항적성검사/인성면접 각각 다른 순서로 분배되어 들어갔다.

나는 영어면접(1대 1), 인성면접(5(훈련생) 대 2(면접관)), 운항적성(1대 1)으로 진행했다.


-영어면접

영어면접은 단순 회화 수준의 면접이 아니라, 지원동기/조종사자질/산업전망 등 찐(?) 면접이었다. 미리 이런 질문들에 대한 영어답변도 어느 정도 준비했던 탓에 준비한 대로 (상당히 절어가면서) 답했다. 한국어로만 준비한 답은 급하게 번역해 가면서 대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절었던 답변들이 생각나면서 영어공부 더 해야겠다 ㅠㅠ라고 자아성찰을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영어 면접관이 면접 시간 동안 나를 보고 (영어실력보다) 성격과 태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봐준 듯했다. 물론 영어 면접이니까 영어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적어도 내가 조종사 훈련생에 부적합한 사람은 아니구나를 확인받은 기분이었다.


-인성면접

나 포함 5명의 지원자들과 2명의 면접관(원장님과 항공인력양성운영팀장님)과 진행되었다.

5명에게 팀장님이 공통질문 1개 및 개개인의 답변에 따른 추가질문을 하였고, 원장님의 공통질문 1개를 말씀하셨다. 솔직히, 면접을 하면서도, 면접을 끝내고 나서도 인성면접은 진짜 잘 봤다고 생각했다. 내가 준비했던 내용들이 다 나왔을 뿐만 아니라, 뭔 근자감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름 조리 있게 구조를 짜서 답변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ㅎ


-운항적성검사

사실 제일 자신이 없었다. 기기 조작보다 계기 반응이 살짝 느리게 왔는데, 이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게 실제 비행기라면, 내가 조종하는 비행기 절대 안 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게 나의 탈락 사유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마냥 망나니처럼 한 것은 아니다. 버벅거림이 조금 많이 있었을 뿐... ) 끝내고 나와서 그래.. 처음인데 어떻게 잘하겠어라고 생각하면 홀가분하게 면접장을 나섰다.


+면접대기자는 12명 이상이었던 것 같은데, 나 혼자 여자였다. 여자가 절대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큰 걱정은 없었으나 정말 성비가 크게 차이 나는구나를 느꼈던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는데, 대학&성적이 내가 성실하고 끈기 있는 태도로 살아왔음을 어느 정도 보여주었기에 분명 좋게 작용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난 절대 학벌주의가 아니고, 학벌주의를 선호하지 않지만 취업할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느낀 것이 있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평이 좋은 대학! 이 마냥 좋다기보다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일부 보여줄 수 있는 기준이 바로 대학 혹은 성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 순간 열심히 살아서 결과로 증명해야겠다는 결과주의적 생각을 더 강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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