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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떨림 Nov 04. 2021

여성도 싸울 줄 알아야 한다

내몸은 내가 지킨다

My name.


넷플릭스 드라마 배우 한소희, 박희순 주연. 와르 영화와 드라마의 중간쯔음 되는 장르라고 해야할까. 나는 '마이 네임'을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김래원 주연)의 한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평하겠다.  


그런데 이번엔 여배우가 주인공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암흑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범죄와 폭력을 소재로 살아남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남자들이 주를 이루는 세계에서 여성이 최종, NO.1, 마지막에 살아남는 자가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한 우마서먼 주연의 '킬 빌',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원티드' '솔트' 등이 떠올랐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느와르 그리고 범죄액션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에 앞서 배수지 주연의 '배가본드' 등이 있지만 액션은 약간 아쉽다. 주인공 한소희의 액션은 그야말로 최고다. 촬영 편집 영상이 뛰어난 건지 진짜 한소희의 액션인지 모르겠지만, 보여진 그대로를 표현하자면 할리우드 액션 여배우에 견줄만 한 연기력이다.


한소희의 연기에 지루할 틈 없었고 한소희의 액션에 흥미진진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여성도 싸움이란 것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깨달았다. 어렸을 때부터 나보다 더 힘이 쎈 사람들로 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함을 느꼈다. 정식적으로 싸움의 기술이랄지 태권도, 검도 등을 배우진 않았지만 친오빠를 상대로 힘은 조금 써본 적이 있다.


대체로 친오빠는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장난으로 시작한 몸싸움에서 힘을 빼곤 했지만 자연스럽게 나에게는 방어력이 생겼다.


초등학교 4학년 쯔음 눈이 펑펑내리던 어느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이상하게도 눈에 띄는 키작은 남자를 보게됐다. 내가 사는 아파트 동을 어슬렁 거리더니 나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러 들어왔다.


11층에 살던 나는 그 남자가 몇 층을 누르는지 지켜보고 내가 사는 층을 눌렀다. 그는 마지막 꼭대기 층을 눌렀다. 내 예감은 불길했다. 그 순간 나는 '저 새끼 변태다. 저 위층에 누가 사는지 뻔히 아는데'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생각했다.


엘레베이터 안에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최대한 엘레베이터 모퉁이에 몸을 움추리고 있다가 내려할 쯔음에 문앞에 대기했다. 그러다 이 남자놈이 갑자기 나를 뒤에서 껴안는 것이었다.


나는 온 몸으로 저항했다. 그 놈의 손이 풀리는 순간 뒤를 쳐다보고 그 놈의 얼굴을 주먹으로 미친듯이 가격했고 소리를 질렀다. 정신을 못차리던 그놈은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미친듯이 계단으로 도망을 갔다. 최소한 코피가 미친듯이 났을 거다.


매우 놀란 나는 가슴을 부둥켜안고 엄마에게 "어떤 새끼가 나를 때렸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있던 친오빠는 그 놈을 쫓아 내려갔고 화가난 엄마는 경비실에 가서 시시티비(CCTV)를 확인했다.


다행히 그 뒤로 그 놈은 나타나지 않았다.


세상에는 내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최소한 내 몸은 내가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내 아이들이 험난한 세상을 꿋꿋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오늘 나의 결론은 '누구에게든 싸움의 기술은 필요하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여성 액션 느와르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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