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했다

by 고드윈

아파트나 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원치 않아도 이웃집의 소음을 듣게 된다.

나는 꽤나 겁쟁이라 싸우는 소리가 나면 벽 건너에 있음에도 경직되고 안전부절 못 하는 편이다. 내 이웃은 남자아이가 둘 있는 집인데 종종 어머니의 고성과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때로 뭔가 쿵쾅거리는 소리도 들렸지만 이걸 신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늘 갈등이 있었다. 남자아이 키우다 보면 소리를 안 지를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지금까지 지켜보기만 해왔는데... 오늘은 쿵 소리와 아이 울음소리 어머니 고성 소리가 조금 무섭게 느껴져서 한참 망설이다 신고를 했다.


얼마 후 경찰과 함께 아동보호기관에서 나온 분이 이웃집을 방문한 소리가 들렸다.

최근 아동학대 관련 사회적 관심도가 높고 그에 따른 정부 방침이 강화되어서인지 비교적 강경한 태도로 경찰은 이웃집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웃집에서는 처음에 문 열기를 거부하다가 나중에 문을 열고 아동학대 신고라는 말에 어이없어하며 신고자가 누구인지 물었다. 경찰은 신고자 신원을 말할 수 없다고 우선 아이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다행히 내 우려와 달리 아이들에게서 육체적 학대의 흔적은 나오지 않은 듯했다.

그런데 이웃집 어머니는 경찰들의 이름을 묻고 그들의 얼굴 사진까지 찍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경찰이 맞는지 확인을 해봐야겠다며 화를 냈다. 나는 이 단계에서 괜히 신고해 경찰을 힘들게 한 건 아닌지 후회가 밀려왔다. 약 10여분 정도 확인 절차가 끝난 후 경찰은 돌아갔고 옆집은 고요해졌다.


그리고 문득 아동학대라는 것이 어디서부터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어릴 때는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체벌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도 상당히 많았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그것을 학대로 부르지 않았다. 정서적 학대는 당연히 더욱 무시되던 시절이다.


내 이웃은 육체적 학대를 아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니 경찰은 그냥 돌아갔을 것이다. 친구에게 이 이야길 하자 만일 이웃집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학대를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리고 제대로 된 부모라면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을 때 불쾌해하기보다 자신의 행동이 지나쳤다고 반성했을 거라고.

생각해보니 이 집에 이사 오고 2년 동안 나는 아이의 웃음소리보다 이웃 부모의 고성과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또 이웃을 신고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주시하게 될 것 같다. 부디 나의 이 걱정이 오해였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손재주를 열망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