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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청춘의 BGM

슈퍼노바 김명곤-사운드 혁명

by The reader

https://youtu.be/xzfCxin_HaU?feature=shared

2025 한국PD대상 작품상

2025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이문세 <붉은 노을>과 <그녀의 웃음소리뿐>

신승훈 <보이지 않는 사랑> / 나미 <빙글빙글>

남진 <빈 잔> / 전영록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김현식 <사랑했어요> /김범룡 <바람바람바람>

구창모<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 정수라<환희>

혜은이 <파란 나라> 소방차 <그녀에게 전해주오> 최진희 <사랑의 미로>, 최호섭 <세월이 가면> 정광태 <독도는 우리 땅>…….


전주만 들어도 반사적으로 따라 부를법한

노래들. 이들 음악의 공통점은 80년대를

군림한 작·편곡가 김명곤의 손을 거쳤다는

것이다.


['사랑과 평화' 시절의 김명곤 ]

천재 대중음악가 故 김명곤을 재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가 12월의 첫날 전파를 탔다.

김명곤의 음악은 증명하고 있었다.

음악은 시대를 기억하고,

시대는 음악으로 말한다는 것을.


김명곤의 음악을 사랑한 프로듀서의 정성,

그를 동경하며 성장해 오늘날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높인 레전드 음악인들의 증언,

그리고 뒤늦게 발견된 미완의 유작...


기획부터 연출까지 고군분투한 프로듀서는

287쪽에 달하는 김명곤의 작·편곡 리스트

1300여 곡을 직접 분석하고, 3년간 수십 여 당대 음악인과 주변인들 취재하는 열의를 보였다.

소중한 히스토리를 고작 두 시간 안에 담아내야 함이 아쉬웠으리라.


본 다큐는 제대로 정리된 적 없는 김명곤의 음악 세계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첫 시도이기에 의미가 크다.


"그가 다룬 음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장르입니다. 그의 음악은 팝문화에 심취해 있던

당대 젊은 세대의 시선을 대중가요로 돌리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어요." (기획ㆍ연출 송의성 PD)

송의성 PD ㆍ함춘호 기타리스트ㆍ지명길 작사가


음악으로 한 시대를 견인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사후 그의 시간은 놀라우리만큼 조용히 흘러왔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들 대부분 김명곤에 대한

존경과 깊은 그리움을 드러냈다.


뮤지션의 뮤지션이라 수식되는 윤상(가수ㆍ음악감독) 또한 이제야 관심 갖는 언론에

아쉬움과 반가움을 드러냈다.


"김명곤 선배는 신시사이저 미니무그(Mini Moog)를 완벽하게 습득해 연주한 국내 최초의 음악인이자 전자음악 시대를 연 장본인입니다. 그런 분을 재조명하는데 저를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윤상 / 가수ㆍ음악감독]


“김명곤 선배는 히트곡 제조기이자

한국음악의 모든 장르를 정립한 분입니다.

어떤 장르든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가진

분이셨죠." [작곡가 김형석]

김형석 작곡가는 탁월한 분석과 통찰력으로

김명곤 사운드의 가치를 입증해 주었고,

가수 신승훈은 외국에 머무는 중임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기에 감사함이 더했다. 그는 김명곤의 천재성에 압도됐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고 말한다.

“2집의 ‘보이지 않는 사랑’을 준비하면서 노래 끝부분인 ‘그리움 때문일 거야’에 세상에서 가장 슬픈 피아노 연주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 게 어디 있냐며 웃으시더니 피아노에 딱 앉아 ‘딴 따다다~ 딴 따다다…….’

그 멜로디를 치시는 거예요. 헛웃음이 나왔죠,

너무 좋아서요." [가수 신승훈]


김명곤 이후 한국 음악의 질적 수준은 급격히

성장한다. 가수 권인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이 천재 음악가의 활약이 당시 음반 산업의 호황을 리드했다고, 덕분에 새로운 스타 발굴을 위한 투자가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김명곤이 다진 토양 위로 개성 넘치는 음악인들이 모여들고 오늘날 K-POP이 태동한 것이리라.


수많은 레전드 음악인들이 한국 대중음악계에 남긴 김명곤의 성취를 증언하고, 본 다큐멘터리를 계기로 고인에게 빚진 마음과 그리움을 전했다.

김명곤 음악의 정점이라 할 가수 이문세의 인터뷰를 담지 못함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라디오 DJ로의 새 출발과 음반 준비로 버거웠을 상황을 대략 짐작할 뿐이다.


내레이션은 김명곤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가수 주현미가 맡았다. 주현미 역시 중앙대

재학 시절 밴드 '진생 라딕스'에 몸담았기에 김명곤의 사운드 영향을 받아 성장한 가수

였으리라.



소멸되는 찰나의 순간 에너지로 수많은 별을

빛나게 한다는 슈퍼노바처럼 마흔아홉 짧은

음악의 생을 불태운 한 천재 음악인과의 조우.

제작 과정 중 새롭게 발굴한 그의 마지막

미공개 음원도 방송을 통해 복원ㆍ공개했다.

전설로 회자되던 김명곤의 슈퍼밴드 <미지로>

의 사운드이다. 30여 년 전 연습 삼아 멤버들이 합주한 곡으로, 제목도 가사도 붙이지 못한

미완의 음악. 그럼에도 그의 마음이 향했던

음악을 가늠할 수 있어 귀하다.

미즈로의 멤버는 기타에 함춘호, 드럼 배수연, 베이스 이수용, 피아노 송태호, 퍼커션 박영용, 그리고 신시사이저 김명곤이다.


시각자료의 부족으로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선택했지만, 김명곤의 음원, 친필 악보 등 그의 유산을 공개하는 아카이브형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그를 기리는 거리가, 그의 음악이

다시 울리는 음악제가 생겨나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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