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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슈퍼노바, 김명곤으로부터

초대전-대중음악계의 전설을 만나다

by The reader


■ 가을에 떠난 천재음악인 김명곤.

그의 음악으로 채워진 기획전을 소개합니다.

전시 ㅡ 10월 30일 ~11월 6일

장소 ㅡ 팝업 전시공간 <성수나무>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 3가길 3-14




한국 대중음악계의 천재 작곡가

김명곤(1952~2001). 그가 남긴 멜로디는 오래된 LP처럼 사람들 마음속에서 여전히 천천히 회전한다.


올가을, 그의 음악과 생을 되짚는 첫 추모전이 서울 성수의 조용한 전시공간 ‘성수나무’에서 열린다. 가볍지 않은 정념을 품은 계절, 김명곤의 목소리를 다시 불러내기에 적절한 때다.

김명곤은 ‘사랑과 평화’의 초창기 키보디스트로 출발해, ‘환희’,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같은 한 시대의 노래들을 작곡·편곡했다.


그의 곡은 계절처럼 시대의 골목을 물들이곤 했다. 사람들은 음악 앞에서 정직해진다. 그의 손을 거친 수많은 ‘가요톱텐 1위’ 곡들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 속에서 자기 한 조각을 발견했음을 증명한다.

전시 제목은 <K-POP 슈퍼노바, 김명곤으로부터>.
기획을 맡은 송의성 PD는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 시장과 조우하던 전환기의 한복판에 김명곤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K-POP의 밑단을 이루는 뿌리를 다시 더듬어 확인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그가 남긴 예술적 윤리와 선한 영향력 또한 지금의 음악인 세대가 되돌아보아야 할 질문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김명곤이 남긴 87권의 자필 악보에서 시작된다. 낡은 종이와 연필 흔적, 보정된 코드 진행과 작은 손떨림. 그것들은 한 사람이 음악이라는 생의 언어를 어떻게 붙잡고 있었는지
조용하고 정확하게 증언한다. ‘보이지 않는 사랑’, ‘환희’ 같은 곡들이 완성된 멜로디가 아닌 도달해 가는 과정의 모습으로 놓일 것이다.
결과를 향해 버텨낸 음악인의 숨을 드러낸다.

생전 자기 드러내기를 절제했기에 더 아쉬운 김명곤의 미공개 음성, ‘오아시스 레코드’ 시절의 희귀 청음 자료도 공개된다. 여기에 서양화가 김철규의 헌정 작품이 함께 자리한다.

또한, 지난해 한국 PD대상과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한 라디오 다큐멘터리 <슈퍼노바 김명곤의 사운드 혁명(연출 송의성)>이 영상으로 재구성되어 전시장 내부에서 상영된다.

전시 기간 중 진행되는 청음회에서는
사운드 연출가 이상훈(블랙스톤 대표)의 진행으로 복원 과정에서 다룬 미공개 음원을 공개한다.
이어 오아시스 레코드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희귀 음원들도 감상할 수 있다.

릴레이 토크도 연일 이어진다, 작곡가 김형석, 윤일상, 가수 구창모, 연주자 배수연·김광석 등이 참여하며 사회는 음악평론가 김영대가 맡는다.
김명곤의 음악과 그와의 추억을 천천히 되짚을 예정이다.

김명곤은 예술가이자, 음악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앞서 섰던 사람이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빠르게 미래로만 달리던 동안 뒤에 두고 온 한 사람의 빛을 다시 부르는 일이다.

가을 공기 속에서 다시 살아날 그의 음악이 아리다. 그를 알던 사람과, 알지 못했던 사람 모두의 마음에 조용한 파문으로 번져 갈 추모전이 될 것이다.


그의 편곡이 빛나는 <슬픈 인연>과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을 연달아 듣고 나니 만난 적도 없는 그가

그리워진다. 그의 음악으로 피워냈던 청춘의 시간들이 사무친다.




추모전이 열리는 <성수나무>는 작곡가 김형석 님이 가꾸는 예술 공간입니다. 80년대 음악으로 가득한 골목으로 브런치 작가님들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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