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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ir 메이르 Jun 24. 2023

패션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들어가기


대학교에 가려면 내가 이 학교에 적합한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가 필요하다. 수능 점수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패션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패션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패션 포트폴리오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다.



포트폴리오란


포트폴리오란 과연 무엇일까? 포트폴리오는 마치 사람처럼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란 OO이다'라고 닫힌 개념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다양한 문장들을 구체적인 예시로 들면서 열린 개념으로 접근하고 싶다.


문장들을 하나하나씩 느껴보고 이에 대해 나의 생각을 덧붙일 것이다. 이 문장들 중 여러분에게 영감이나 흥미를 주는 문장이 있다면 따로 기록해두길 바란다.



> 포트폴리오란 예술가들의 기술, 개성 그리고 창조적인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들을 모아놓은 것


런던예술대학(UAL)에 따르면, 포트폴리오란 예술가들의 기술, 개성 그리고 창조적인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술, 개성 그리고 잠재력들을 키워드로 설명했다. 여기서 잠재력(potential)은 학교 입장에서 이 학생을 선발하여 교육을 했을 때 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당장은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뽑는 경우도 있다.



> 포트폴리오는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만 꼭 집어 표현한 것


많은 사람들이 포트폴리오를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포트폴리오와 스케치북의 차이를 혼동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수 많은 작업들 중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적으로 큐레이션 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나의 여러 모습들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 생각하는 면만 보여주는 것이다.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 작업 하나하나에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지만 나의 작업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자신을 통제하여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패션 디자인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당신이 패션스쿨에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싶기 때문이다. 패션 디자이너란 아이디어를 패션 컬렉션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패션 포트폴리오의 큰 틀도 결국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발전시켜나가면서 패션 디자인이라는 종착지까지 가는 여정이다. 그 여정을 구체적인 시각 자료로 표현을 하는 것이 패션 포트폴리오다. 글 또는 말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다.



> 포트폴리오는 자신이 정의한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여정을 표현한 것


디자인도 결국 문제 의식에서 시작한다. 인식한 문제들을 자신 나름대로 해결하는 과정이 포트폴리오에 담겨야 한다. 예를 들어 꽃을 왜 꽃이 아니라 옷으로 표현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옷을 디자인을 할 때 꽃을 쓰지 않고 꽃이 주는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는 디자인 문제를 만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꽃의 색, 꽃말, 느낌 등 꽃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시각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자신의 디자인에 적용해 본다.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꽃의 느낌이 잘 표현이 안된다는 역경을 만나기도 하지만 다양한 시도와 개선 작업을 통해서 자신이 생각했던 꽃의 느낌을 옷으로 잘 전달할 수 있는 결과물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시각적으로 요약하여 정리하면 근사한 자신만의 패션 포트폴리오가 된다. 문제 해결 여정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실패한 시도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실패로부터 배운 뒤 더 나은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 인터넷에서 얻은 값싼 이미지들로만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직접 얻는 재료로 만든 포트폴리오


좋은 음식과 비싼 음식의 차이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핵심은 재료다. 인스턴트 식재료와 같이 값싼 대량 생산된 재료로 요리를 한다면 아무리 유명하거나 실력이 뛰어난 셰프라도 얼마 이상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포트폴리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재료를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에서 클릭 하나로 받은 이미지들로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에 반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손수 길거리에서 얻은 팸플릿, 오래된 잡지 등에서 직접 수집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 자신이 직접 발품을 팔아서 수집한 자료로 만든 포트폴리오와 구글에서 누구나 클릭 하나로 얻을 수 있는 이미지들로 만든 포트폴리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쪽의 포트폴리오가 더 예술가의 삶과 더 밀착된 포트폴리오인지 판단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포트폴리오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


- 동일한 형식으로 찍어낸 포트폴리오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만약 당신이 다니고 있는 유학원에서 포트폴리오를 마치 템플릿에 맞춰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고 가르친다면, 하루빨리 그곳에서 나오길 바란다. 당신은 포트폴리오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의 밑바닥을


- 사람들이 한 번도 못 봤을 법한 이미지를 찾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에서 얻은 자료는 최대한 피해라. 다들 한 번씩 봤을 법한 이미지들로 컬렉션을 구성하는 것은 정말 좋지 못한 결정이다


- 기술적인 역량을 보여주고 싶다면 잘 그린 작품 1-2개면 충분하다. 당신이 100kg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100kg, 99kg의 무게를 든 것만 증명하면 된다. 95, 80, 70kg의 무게를 들었다는 것까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패션 포트폴리오라는 것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알아보았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꼭 피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이 글을 통해 포트폴리오라는 모호하면서도 복합적인 개념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길 바란다.



패션스쿨 유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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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slaaplekker)를 방문하시면 더 많은 글들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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