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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ir 메이르 Sep 23. 2023

스케치북과 포트폴리오의 차이

스케치북과 포트폴리오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러분이 만약 앤트워프왕립예술학교, 센트럴세인트마틴스, 아르테즈 등 패션스쿨에 입학하고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질문들을 가져본 적 있을 것이다. 과연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스케치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라는데 포트폴리오랑 스케치북의 차이는 무엇인가? 등 말이다. 오늘은 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개념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스케치북

우선 스케치북이 무엇인지는 다들 알 것이다. 우리가 다들 미술 수업에 한 번씩 그려본 그 스케치북이다. 그럼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사람은 스케치북을 왜 사용할까?


스케치북은 내가 가진 자원들을 원하는 결과물로 가공하는 '여정(Journey)'을 기록하는 도구다.


그 과정에서 맞닥뜨린 디자인 문제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시각적으로 기록을 남긴 것이라고 할까. 일종의 생각 흐름을 기록하는 곳이다.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빈 곳에 여러 공식을 적용하여 계산한 기록을 남기는 것처럼, 디자인 문제를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내가 속한 주변 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패션 컬렉션으로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우선 내 집 주변을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동네 책방에서 산 시집, 가족으로부터 선물 받은 오브제 등을 모아서 이를 디자인에 활용하려 할 때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문제를 만날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문제 해결 방식이 사람마다 모두 다른데, 누군가는 관찰 드로잉으로 수집한 물체의 이면을 추상화시켜 새로운 시각화 아이디어를 얻는 사람도 있고 콜라주를 통해 이미지를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고 이것을 시각적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스케치북이다. 종종 어떤 학생들은 자기 작업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케치북 일부를 찢어내곤 하는데, 이는 스케치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내가 가진 자원들을 가지고 결과물로 간 여정의 에센스만 일목요연하게 '축약 정리'한 결과물이다.


포트폴리오는 스케치북과 유사하지만 다르다. 비유하자면 스케치북이 지저분한 문제 해결 과정에 관한 것이라면, 포트폴리오는 그 과정을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다. 왜냐하면 스케치북은 나를 위한 것이지만, 포트폴리오는 남을 위한 것이다.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을 것인데 이를 구구절절 다 보여줄 필요는 없다. 결국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한 문제 해결 방식이라든지 또는 실패했지만 가치 있었다고 생각되는 시도 기록을 선택적으로 보여주면 된다.


학교마다 학생에게 요구하는 포트폴리오의 양식이 다르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학생에게 해결을 요구하는 문제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술 중심의 학교는 패턴, 테일러링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학교의 성향과 포트폴리오의 양식은 함께 간다. 단, 예술적 성향이 강한 앤트워프왕립예술학교, 센트럴세인트마틴스와 같은 학교들은 양식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롭다. 굳이 요구하는 것들이 있다면 포트폴리오의 양(페이지 수)이나 스케치북의 포맷(가로, 세로) 정도랄까. 참고로 프랑스의 패션스쿨은 리서치 몇 장, 디벨롭 몇 장, 일러스트레이션 몇 장 이런 식으로 정해준다.



스케치북과 포트폴리오를 혼동하는 이유

스케치북과 포트폴리오를 혼동하는 이유는 물리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케치북은 사물이고 포트폴리오는 개념이다.


스케치북은 문제 해결 과정을 기록하는 도구이고, 포트폴리오는 스케치북에서 기록한 여정의 핵심 내용만 추려서 따로 정리한 자료다. 디지털로 작업한다면 PDF의 형태가 될 수 있고, 스케치북에서 작업한 내용을 참고하여 또 다른 아트북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는 스케치북 일부가 포함될 수 있지만, 스케치북 자체가 포트폴리오가 될 수는 없다.


완성된 포트폴리오는 관객을 위한 것이다. 그 관객은 학교 입학 시에는 입학 사정관들일 것이고, 학교에 다닐 때는 교수들이며, 졸업 후 디자이너로 일한다면 당신의 상사나 고객일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도 내가 설득하고자 하는 관객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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