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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동산이 Jul 19. 2024

1장 1편 조선朝鮮 이전 #6

천-왕[天-王] 그리고 천-제[天-帝]

자, 이제 자료의 이야기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봅시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옛 기록은 사람들이 웅을 환-웅-천-왕이라고 하였다[A-(2):⑥]고 적었고, 본기는 사람들이 웅을 단-웅-천-왕이라고 하였다[B-(2):③]고 적었습니다. 두 단어들 살펴보면 차이는 같은 웅이라는 글자 앞에 보태어진 땅 이인 환과 단(이 두 글자가 땅 이름이라는 점은 앞에서 보았습니다.) 뿐이니,  기록의 차이 환과 단이라는 곳과 관련된 것임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곳의 두 무리 사람들이 각각 전한 바의 차이가 옛 기록과 본기의 차이로 남은 것입니다.


옛 기록은 환의 사람들이 전한 바에 따라, 환-인의 아들 웅이 (환에서는) 환-웅이라고 불리고 단에서는 단의 사람들에게 천-왕이라는 호와 함께 불리며 신 같은 사람으로 여겨졌다고 적었습니다. 반면 본기는 단의 사람들의 전한 바에 따라, 웅이 단에서는 천-왕이라는 호와 함께 단-웅이라고 불리고 그보다 앞서 단에 오기까지는 환-인의 아들 웅이라고 불렸다고 적었습니다. 두 자료 모두 웅이 내려와 다스린 일을 적었지만, 누가 전한 바를 적었는지에 따라 표현에서 적잖은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웅과 혼인하게 되었던 여자와 가까운 단의 사람들이라야 알 만한 내용 - 예컨대 그 할아버지/할머니의 말을 본기만이 적고 있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보입니다. 웅이 거느린 이들을 옛 기록은 무리들[徒][A-(1):⑬] 곧 사람들이라고 적었으나 본기는 귀 같은 사람들[鬼][B-(1):⑪]이라고 적은 점에서도 보이지요. 환의 사람들에게 웅은 인의 아들이고 3,000은 그를 따라간 사람들이었으나, 단의 사람들에게 웅은 신 같은 사람이지만 3,000은 그를 따라온 귀 같은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그 밖에도 옛 기록이 태백-산[太伯-山]의 단壇[A-(1):⑭]으로 적은 곳을 본기는 태백-산[太白-山]의 단檀[B-(1):⑫]으로 적었고, 옛 기록이 단-군[壇-君][A-(3):⑫]이었다고 적은 웅의 아이의 호를 본기는 웅의 아이의 이름이 단-군[檀-君][B-(3):③]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이렇게 옛 기록과 본기가 달리 표현한 구절들 또한 다른 땅의 사람들이 전한 바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대상을 달리 표현하고 있는 몇몇 구절들은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구절들에서 환의 사람들이 바라보던 환-인 곧 인의 호, 옛 기록이 적지 않은 호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 기록은 웅이 천天 아래[下]를 생각하자 인이 내려가[下] 태백-산을 살피고[A-(1):③-⑧] 웅을 보냈다고 적었으니, 태백-산의 단은 환의 사람들에게 천의 아래가 되고 천은 단의 사람들에게 단의 위[上]가 됩니다. 본기는 단의 사람들이 바라보던 인의 호를 상-제[上-帝][B-(1):①]라고 적었으니, 환의 사람들이 바라보던 인의 호는 상-제라는 단어의 상上을 천天으로 바꾼 천-제[天-帝] - 천이라고 일컫던 무리의 큰 우두머리[帝]라는 단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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